숲 치유 “갱년기 불면증 개선”…의학적 근거 제시

스트레스 호르몬 치료 후 25% 낮춰

수면 효율 대폭 개선…“표준 치료법 확립 필요”

숲치유 장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촬영된 영상. 국제성모병원 제공

수목의 경관, 향기 등을 이용해 심신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산림 치유(숲 치유)’가 갱년기 여성의 불면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김혜윤 교수팀은 ‘불면증 있는 갱년기 여성을 위한 산림치유의 효과(Effect of Forest Therapy for Menopausal Women with Insomnia)’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국제 환경연구·공중보건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불면증을 겪고 있는 35명의 갱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전후 수면다원검사, 혈액검사, 수면 질지수 평가(PSQI), 주간 졸림증 평가(ESS) 등의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국립횡성숲체원에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지난해 6~10월 진행됐다. 연구팀은 35명의 참가자를 6개그룹으로 나눠, 5박6일간 숲체원의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했다. 명상, 체조, 산책, 다리 마사지, 온욕, 냉욕 등 다양한 오감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오감을 최대한 자극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맨발 트레킹, 소리와 향기를 느끼는 명상 등을 수행했다.

프로그램 체험 후 실시한 여러 검사에서 참가자들은 불면증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산림치유 전(10.2마이크로그램/㎗)보다 25% 감소한 7.75마이크로그램/㎗로 나타났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같은 외부 자극이나 위기 상황에 대항하기 위해 몸에서 만들어내는 호르몬이다. 과도하게 분비될 경우 식욕 증가로 지방이 쌓이고 근육 단백질의 과도한 분해로 근조직 손상 또는 면역기능 약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혜윤 교수는 “폐경(완경) 전후 여성 호르몬 변화는 자율 신경계, 바이오리듬, 코르티솔·멜라토닌 분비에 영향을 줘 중년 여성들은 불면증에 시달리곤 한다. 이번 연구는 산림치유를 통해 자율 신경계를 안정시켜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는 방법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또 주간 졸림증 평가(ESS) 점수가 평균 7.4점에서 6.0점으로 향상됐고 수면다원검사 결과 수면 효율이 평균 76.9%에서 89.3%로 대폭 개선됐다.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인 수면 효율은 ‘실제로 잠을 잔 시간(총 수면시간)’을 ‘잠자리에 누워 있었던 시간(총 침상 시간)’으로 나눈 값으로 85% 이상일 경우 정상으로 판단한다. 참가자들의 수면 후 각성시간도 평균 95.5분에서 47.4분으로 줄었다.

김 교수는 25일 “산림 치유는 보완대체의학으로써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에도 의학적 효과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산림치유가 갱년기 불면증 환자의 코르티솔 분비를 감소시키고 수면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불면증 환자의 수면 환경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표준화된 치료법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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