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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오르면 팔겠지’ 했는데 강남은 아파트 증여 역대 최다

“‘부의 대물림’ 현상만 굳어져”


강력한 부동산대책이 연달아 나온 올 한해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에는 증여가 그 어느 때보다 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정부의 강력한 집값 안정화 기조를 일단 회피하면서 생긴 흐름이다. 주택 매물을 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의도와 반대로 강남 지역 내 ‘부의 대물림’ 현상만 굳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의 증여 건수가 연간기준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1∼10월 전국의 주택 증여 건수는 11만9249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종전 최다 기록은 2018년 11만1864건이었는데 한해를 2개월 남기고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중 아파트는 7만2349건으로 2018년에 기록한 연간 기록(6만5438건)을 넘었다.

증여 물량 증가는 정부가 고가 아파트와 다주택자를 겨눈 잇단 대책으로 매물 출회를 유도하면서 생긴 반작용이다. 정부는 12·16부동산대책에서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지난 8월 종부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정면으로 겨눴다.

그러나 정부 의도대로 매물을 내놓는 경우는 소수였다. 상당수가 증여 등의 방식으로 세금 회피에 나섰다. 서울의 아파트 증여는 1만9108건으로 처음으로 연간 2만건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이 중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발생한 아파트 증여 건수(5726건)가 서울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가뜩이나 가격이 높은 강남 일대 아파트가 가족끼리 증여를 늘리면서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직방이 서울 시내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거래량 중 강남구와 서초구의 거래량 비중은 2017년 11.9%를 차지했지만 2018년에 8.1%로 줄었고, 지난해는 10.4%로 다시 올랐다가 올해는 다시 7.4%를 기록해 최근 5년 새 가장 적었다.

강남 고가아파트 시장이 ‘그들만의 리그’가 됐지만, 수요는 마포구와 용산구, 성동구 등으로 옮겨가며 집값 과열 분위기를 꾸준히 잇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저가 단지가 많은 강북 일대에도 집값 과열이 옮겨갔다. 경제만랩에 따르면 서울에서 올해 1~10월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은 노원구로 3.3㎡당 평균매매가격이 2849만원으로 25.1%나 상승했다. 강북구(24.6%)와 성북구(24.2%), 동대문구(21.7%), 도봉구(21.4%)가 뒤를 이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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