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떠나기 직전 윤석열 “곧 돌아온다, 흔들리지 마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8월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검찰청 제공

윤석열 검찰총장은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집행정지 조치 후 집무실을 떠나기 직전 “흔들리지 말고 업무에 충실하라. 나는 곧 돌아온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직무배제된 검찰총장이 됐지만 사퇴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던 셈이다. 윤 총장은 “옳고 그름을 잘 가려 대응하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 7월 추 장관의 첫 수사지휘권 행사 때 나왔던 반응과도 같다.

윤 총장이 “개인의 직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겠다”며 천명한 법적 대응도 조만간 시작될 전망이다. 직무집행정지 조치의 정당성을 다툴 변호인단도 거의 꾸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는 윤 총장이 곧 서울행정법원에 추 장관이 조치한 직무배제 명령의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부터 할 것이라고 본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발표 내용에 대해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가 본인에 대한 징계청구 등 사실을 파악한 것은 발표와 엇비슷한 시점이었다.

윤 총장이 출근하지 않고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권한대행을 맡은 검찰은 종일 뒤숭숭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킨 이후에도 추가 감찰을 지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윤 총장이 수사정책정보관실을 통해 저지른 또 다른 비위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지시였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날 ‘재판부 사찰’과 관련해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의 조치를 위법 부당한 일로 규정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각 일선청에서는 수석급 평검사들이 7년 만의 평검사회의 개최 필요성에 공감했다. 검찰 내부망에는 “집권세력이 비난하는 수사를 하면 검찰총장마저 내쳐지게 된다”는 토로가 이어졌다. 초유의 사태에 이르게 된 배경이 후일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조 권한대행이 “갈라진 검찰 조직을 검찰 개혁의 대의 아래 하루 빨리 추스르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정권에 기생하는 정치검사와 협력자들이 있다”는 글이 게시되는 등 격앙된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법조계 원로들의 반응은 문제가 있다면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나서서 결단해야 옳다는 쪽으로 모였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총장의 자리는 장관이 ‘해라 말아라’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검찰총장은 “정치가 검찰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게 검찰총장”이라며 “승복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