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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진 이탈에 FA자격 9명 구단 최다… 위기의 ‘두산 왕조’

최근 3년 간 FA시장에서 이적한 선수는 단 4명 뿐
선수 육성에 주목하는 분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한 구단 사정도 변수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이번 스토브 리그에서 고난의 길을 예고하고 있다. 6년간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염을 토했던 두산의 자원들이 빠져나가면서다. 코치진의 대거 이탈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9명의 두산 선수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2021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총 25명 중 9명이 두산 소속이다. 권혁, 유희관, 이용찬, 장원준(이상 투수), 김재호,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이상 내야수), 정수빈(외야수)가 대상이다. 은퇴를 선언한 권혁과 권리 행사 가능성이 작은 장원준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7명이 FA로 풀리게 됐다. 이 중 한국시리즈 엔트리 30명에 포함된 선수는 김재호,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 유희관 등 6명으로 20%를 차지할 만큼 주축이다.

앞서 2020 정규시즌이 끝나자마자 팀 리빌딩을 구상하고 있는 각 구단에서 코치진을 선제적으로 접촉해서 영입했다. 김원형 두산 1군 투수코치는 두산이 플레이오프를 시작하기 전에 SK 와이번스의 사령탑으로 떠나갔다. 김민재 작전·주루코치도 김원형 신임감독을 따라 SK로 영입됐다. 조인성 배터리 코치는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게다가 2군과 잔류군에서는 유지훤·최해명·장원진·최경환 코치가 재계약 불가를 통보받았다.

이러한 기류가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다른 구단으로 퍼진 두산의 프런트가 영입 물망에 함께 뛰어본 두산 에이스 선수들을 영입을 상대적으로 고려하기 쉽기 때문이다. 김재호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다. 이렇게 좋은 멤버로 야구 인생에 있어서 얼마 더 앞으로 할 수 있을까. 이제는 그게 고민이 되는 시기가 됐다. 좋은 추억을 길게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라며 ‘두산 왕조’가 흩어지는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FA 자격을 얻은 두산 선수 중 허경민은 가장 뜨거운 영입대상 중 하나다. 2020 정규시즌에서 타율 0.332로 7위에 이름을 올린 허경민은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다. 지난 시즌 타율 0.288로 주춤했던 그가 이번 시즌 커리어 하이 기록을 내면서 몸값을 올리고 있다. 최주환도 타율 0.307을 기록하면 16홈런 88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두 번의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면서 결정타를 쳐냈던 김재호도 빠질 수 없다. 여기에 다재다능하고 발이 빠른 외야수 정수빈, 8시즌 동안 10승의 기염을 토하면서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유희관도 쟁쟁하다.

다만 FA시장에서의 영입으로 한국 프로야구 판이 요동칠지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8~9시즌을 겪고 나서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보다 선수를 잘 육성하는 데에 중심을 잡는 구단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류 때문에 2018~2020시즌 FA시장에서 이적을 선택한 선수는 단 4명뿐이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모기업의 경영난이 FA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하지만 2019년 NC 다이노스에서 낚아 올린 두산 베어스의 대어 양의지의 이적이 결국은 2020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의 판도를 바꾸게 하는 중요한 변곡점이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FA시장을 향한 눈길이 뜨겁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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