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사망’ 마라도나…전설이 된 그라운드의 악동

최고 실력에도…‘신의 손’ 논란부터 약물 스캔들까지 다사다난

디에고 마라도나. EPA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 출신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60)를 향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등번호 10번의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이자 영웅이다. 브라질의 펠레와 더불어 아르헨티나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마라도나는 196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태어나 76년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나폴리 등을 거쳤다.

작지만 단단한 몸에 화려한 드리블, 위력적인 왼발 킥으로 그라운드를 평정한 마라도나는 일찌감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1경기에 출전해 34골을 넣었다. 특히 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을 이끌며 일약 ‘국민 영웅’이 됐다. 당시 그는 월드컵 MVP로도 선정됐다.

1979년 9월 7일 일본 도쿄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소련전 후반 35분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디에고 마라도나(당시 19살). 교도연합뉴스

은퇴 후에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이후 아르헨티나와 중동, 멕시코 등에서 프로팀을 이끌다 지난해부터 아르헨티나의 힘나시아 라플라타 감독을 맡았다.

마라도나는 뛰어난 실력에 대한 찬사만큼이나 논란도 많은 선수였다. 은퇴 이후까지 따라다니는 대표적인 사건은 ‘신의 손’ 논란이다.

86년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4강전에서 마라도나의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이 그대로 골로 인정된 후 마라도나는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말했다. 이후 마라도나는 당시 “의도적으로 손을 뻗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악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 마라도나에겐 약물 스캔들도 이어졌다. 94년 미국 월드컵 도중 도핑 테스트에 적발돼 중도 귀국해야 했고 마약 중독 치료도 몇 차례 받았다. 마약과 알코올 복용, 비만 등으로 과거에도 심장 문제를 겪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디에고 마라도나. AFP연합뉴스

이런저런 기행이나 문제적인 발언들로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사생활을 둘러싸고도 말들이 나왔지만, 천재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한 축구 실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축구 전설의 별세 소식에 아르헨티나와 전 세계 축구계는 슬픔에 빠졌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이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앞서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브라질 펠레는 “분명히 언젠가 하늘에서 우리가 함께 공을 차게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마라도나는 이날 오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지난 3일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한 후 11일 퇴원해 회복 중이었다. 당시 주치의는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9대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마라도나의 심장은 끝내 다시 뛰지 못했다. 마라도나는 60세 생일이던 지난 10월 30일 자신이 이끌던 팀 힘나시아의 경기를 앞두고 생일 축하를 받았는데, 그것이 공개석상에서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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