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숨긴 해양경찰관… 놓친 52시간, 집단감염으로

확진자 나온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유흥업소 건물. 연합뉴스

현직 해양경찰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유흥업소(룸살롱) 동선을 숨기는 바람에 초기 방역 대응이 이틀 이상 늦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인천시와 연수구 등에 따르면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49)는 지난 20일 오전 10시쯤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같은 날 오전 10시46분 A씨와 첫 전화통화한 뒤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하며 기초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A씨는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동선 공개에 비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심층 역학조사 과정에서 다른 확진자인 B씨(57)가 인천의 한 유흥업소에서 A씨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며 새로운 동선이 밝혀졌다.

경비함정 근무자인 A씨는 골재채취업자 B씨 등 일행 3명과 함께 지난 13일 연수구 모 유흥업소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 당국은 A씨가 확진된 날로부터 이틀을 넘긴 22일 오후 2시부터 해당 업소 일대를 소독하고 밀접 접촉자를 파악하는 등 초기 대응에 나섰다. A씨의 확진 판정 이후 52시간가량이 흐른 뒤에야 본격적인 조처가 이뤄진 셈이다.

업소 종사자 6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직원, 손님 등 수십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해당 유흥업소에서 A씨 등을 포함해 전날까지 모두 3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중 종사자는 15명, 손님은 17명이다. 나머지 5명은 유흥업소 관련 확진자의 지인이나 가족 등 ‘n차 감염자’로 파악됐다. 유흥업소발 감염 여파로 부천에 사는 80대 여성과 인천의 10대 학생이 전날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지표 환자인 A씨는 “고의로 역학조사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동선을 숨겨 물의를 일으킨 A씨를 대기발령했으며 치료가 끝나면 유흥업소 술자리의 직무 관련성과 술값을 누가 냈는지 등을 확인해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시 연수구도 A씨를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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