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보다 3차 유행에 겁먹은 한은? 내년 성장률 잿빛전망

8월 전망치보다 0.2%P 상향 그쳐

이주열 총재 “2.5단계 거리두기 상정안해” 추후 전망치 하향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맨 오른쪽)가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유투브 기자설명회를 열고 한국은행 기자 간사단으로부터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유투브 중계를 통한 기자회견을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질문은 출입기자들로부터 사전 질문을 받은 간사단이 대표로 질문하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코로나 여파를 실감케 한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26일 올해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여서 발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희소식보다는 코앞에 닥친 3차 팬데믹(대유행)을 우려해 잿빛 전망에 그쳤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1.1%, 3.0%로 전망했다. 지난 8월 27일 전망치보다 0.2%포인트씩 높아진 수치다.

올해 전망치가 개선된 것은 1분기(-1.3%)에 이어 2분기(-3.2%)까지 뒷걸음치던 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이 3분기 들어 1.9%로 반등한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 덕분이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8월 전망에서 4.5%로 예상된 연간 상품 수출 감소폭이 1.6%로 크게 줄었다. 하반기 수출 감소율(지난해 동기대비)이 0.4%에 그치고, 내년에는 수출 증가율이 5.3%까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 3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양호하고 2분기 저점으로 최악은 지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전망치에 대해서는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다. 이 총재는 내년도 전망치를 3.0%로 올린 의미를 두고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만 어느 정도 이를 넘어설 만큼 수출이 생각보다 나을 것이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내년 중후반 이후 진정되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일 뿐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로 판단한 것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 근거로 이번 코로나의 3차 유행 영향이 연초보다는 작고 8월 재확산 때보다는 다소 큰 수준이 될 것임을 들었다. 코로나 확산→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소비 위축 순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한은의 올해 민간소비 성장 전망치는 지난 8월 당시 -3.9%에서 -4.3%로 더 낮아졌다. 내년 상반기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 역시 2.9%로 1%포인트 떨어졌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이 빠르게 진정될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이 3.8%까지 상승하겠지만 예상보다 더디면 2.2%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 이상으로 가는 건 이번에 상정하지 않았다”며 “거리두기 수준이 확대되면 소비나 경제활동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고 전망치도 수정돼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 여파가 극복될때까지 완화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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