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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쭉날쭉 인하책…車개소세, 들끓는 폐지·개편 요구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개별소비세(개소세)를 폐지하거나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자동차가 필수재로 자리 잡은 시대에 개소세는 본래 입법 목적이나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데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인하 정책에 따른 부작용까지 불거지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해 시행한 정부의 개소세 인하 정책이 다음달 31일 만료된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개소세를 70%, 7월부터는 30%를 인하해 각각 자동차 가격의 1.5%, 3.5%에 해당하는 세율을 적용해왔다. 당장 내년 1월1일부터는 인하율 없이 5%의 개소세를 내야 한다.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부는 내수 진작 차원에서 개소세 인하 정책을 줄곧 써 왔지만 차량 출고시기에 따라 혜택 적용 여부가 갈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다. 가령 차량 계약 후 오는 12월 출고하는 이들은 개소세 30% 인하 혜택을 받지만 내년 1월이 되면 단 며칠 차이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개소세를 더 내야 한다. 올해 안에 계약하더라도 인기 차종의 경우 출고가 밀리면 인하 혜택을 적용받지 못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잦은 인하 정책 시행도 문제다. 인하 혜택이 종료되거나 줄면 차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잦은 개소세 인하 혜택에 내성이 생겨 원래대로 5%의 세율을 적용할 때 비싸다는 생각을 갖게 돼 구매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자동차 구매 시 부가가치세 10%와 개소세 5%를 적용한다. 외국에서는 이런 사례가 없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은 별도의 개소세 없이 부가가치세 및 등록세만 부과한다. 일본도 별도의 개소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1977년 도입된 개소세는 사치재에 한해 세금을 걷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자동차가 필수재인 시대에 개소세를 반영하는 게 구시대적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민의 46.2%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소세를 완전히 폐지하지 않더라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일반 승용차나 화물차, 경차 등은 개소세를 받지 않고, 사치재로 분류될 수 있는 1억원 이상 고가의 차량에만 개소세를 적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인 예 중 하나다.

최근엔 국회에서도 자동차 개소세의 완전 폐지 또는 일부 면제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지난 19일 승용차에 부과하는 개소세를 폐지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달에는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이 3000만원 미만 자동차에 개소세를 면제하자는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사치성 물품 여부에 중점을 둔다면 3000㏄ 이상이나 4000만원 이상의 고가 자동차에만 개소세를 부과해야 할 것이고, 환경친화적으로 연비를 고려해 부과하는 게 합당하다”고 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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