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산타’ 세운 미국 남성에 날아든 협박…“이사가라”

nbc뉴스

자신의 집 마당에 ‘흑인 산타’ 조형물을 설치한 미국 남성이 익명의 인종차별주의자로부터 마을을 떠나라는 협박 편지를 받았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미국 흑인 산타 조형물을 설치한 한 흑인 남성이 받은 인종차별적 편지를 공개했다.

아칸소주 노스리틀록에 사는 흑인 남성 크리스 케네디는 지난 핼러윈데이(10월 31일)에 높이가 약 2m에 달하는 흑인 산타 조형물을 자신의 집 마당에 세웠다. 그는 산타 장식 옆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JOY(기쁨)’라는 단어로 주변을 장식했다.

그는 2017년 노스리틀록으로 이사 온 이후 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집 마당을 똑같이 장식해왔다. 케네디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설치하는 것은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웃에게 기쁨을 주고 마을을 좀 더 밝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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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케네디는 지난 26일에 ‘산타클로스’라는 서명이 돼있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편지 내용은 흑인 산타 장식을 철거하라는 것이었다. 편지에는 백인 산타클로스의 이미지가 함께 첨부돼 있었다.

익명의 발신인은 “마당의 흑인 산타 장식을 철거해라. 아이들이 자신을 흑인이라고 믿도록 속여서는 안 된다”며 “나는 백인이며, 당신이 내 인종을 질투하는 것이 거짓말의 변명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스스로 이웃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며 “분명히 당신의 가치관은 레이크우드 지역과 맞지 않는다. 당신은 동쪽 마을로 이사해서 당신과 같은 인종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야 할 것이다”고 썼다.

케네디는 자신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 편지를 공개적으로 읽었다. 그는 “매우 분노하고 있다”며 “가장 화나는 점은 발신인이 나에게 흑인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이사하라고 했다는 점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 편지의 발신인이 누군지는 전혀 알 수 없다”면서도 “매년 흑인 산타를 세워왔는데, 증오의 대상이 됐다는 것에 놀랐다”고 밝혔다.

케네디의 사연이 알려지자 노스리틀록 주민들은 각자의 집에 흑인 산타 모형을 설치하며 그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케네디는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을 위한 날이다”며 “(흑인 산타 조형물을 설치하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자선단체에 기부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수련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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