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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회의 이제 안녕!”…SKT ‘아바타 회의’ 가보니

SKT, 아바타 120명 수용 가능한 ‘버추얼 밋업’ 출시
“ICT로 코로나19 극복…현실 같은 가상세계 만든다”

26일 오후 ‘버추얼 밋업(Virtual Meetup)’을 통해 열린 SK텔레콤 5GX 서비스사업본부의 회의에 참여한 아바타가 셀프카메라 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회사 내 주니어 구성원들은 대면 회의 때 부끄러워하거나 의사 표현을 잘 하지 않는데, 친숙한 온라인 환경으로 판을 깔아주면 의견도 많이 내고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코로나19로 다수 기업들이 비대면 업무를 확대하는 가운데, 딱딱하기만 했던 회의의 양상도 바뀌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기반으로 재택근무를 빠르게 도입했다. 박정호 사장이 강조하는 ‘어디서든 일한다(Work Anywhere)’는 근무방식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달 초부터는 일부 부서들을 중심으로 자체 개발한 ‘버추얼 밋업(Virtual Meetup)’을 통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버추얼 밋업은 가상 공간에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최대 120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게 한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수십 종의 의상, 머리 스타일, 피부색 등을 조합해 입체적인 소통 경험을 누릴 수 있다. 현장감을 제공하기 위해 가상의 컨퍼런스 공간에 대형 스크린, 무대, 객석 등을 3차원으로 상세 구현했다.


SKT ‘버추얼 밋업(Virtual Meetup)’ 회의장 내부 모습. 컨퍼런스 홀은 회의 참여자가 오르는 원형 무대와 대형 스크린, 관전자가 자리하는 객석 등으로 구성된다. SK텔레콤 제공


26일 오후 4시, SK텔레콤 5GX 서비스사업본부의 ‘룰루랄라 신나는 싱크업’ 회의 시작시간이 다가왔다. 약 50여명의 구성원들은 개성 있게 꾸민 아바타의 모습으로 가상 컨퍼런스 홀에 속속 입장했다.

회의장 분위기는 자유로움 그 자체였다. 이집트 파라오 모자나 선글라스를 쓴 아바타, 중세 기사의 갑옷이나 파티복, 게임 속 캐릭터로 분한 아바타까지 다채로운 모습이 펼쳐졌다. 아바타들은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제스처도 다양했다. 손을 흔들거나 하트 날리기, 포복절도, 깜짝 놀라기 등 감정표현이 가능하다. 과연 진지한 회의가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지만 회의 진행은 사뭇 진지했다.

발표자의 아바타는 가상 홀 중앙 공간으로 뛰어나와 맡은 발언을 시작했다. 발언할 때는 아바타 상단 이름표가 반짝거렸고, 입 모양이 움직여 누가 말을 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컨퍼런스 홀 중앙에 걸려있는 대형 스크린에 발표 자료를 띄워놓을 수 있고, 필요한 경우 확대해 볼 수도 있었다. 발언을 마치면 아바타는 다시 좌석으로 뛰어 들어가고, 옆 좌석 아바타가 엄지를 들어 칭찬해주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회의 종료 전엔 아바타를 멋지게 꾸민 이에게 ‘베스트 드레서’ 상이 주어지기도 했다.

이날 회의를 진행한 성종희 매니저는 29일 “기존 협업툴로 온라인 회의를 할 때보다 아바타로 참여할 경우 더 편안한 분위기가 된다”며 “더 자유롭게 각자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매니저는 “실제 같은 회의장에 모여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중력도 더 생긴다.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친목 성격의 모임으로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SK텔레콤 5GX 서비스사업본부 성종희 매니저가 버츄얼 밋업을 이용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이날 회의 참석자 중 회사 사무실에서 접속한 사람은 불과 5~6명이었다. 나머지는 어떤 위치에서 접속하는지 알지 못했다. 집·대중교통·공유오피스 등 어느 장소에서나 회의 참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PC, 태블릿, HMD(헤드마운드디스플레이) 등 원하는 기기를 활용해 ‘점프 VR’ 애플리케이션을 켜기만 하면 된다. SK텔레콤 임직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무료로 방을 개설할 수 있다.

버츄얼 밋업에는 다양한 기술이 녹아있다. SK텔레콤은 2013년부터 ‘버추얼 소셜 월드(Virtual Social World)’ 구현을 목표로 멀티 텍스처 렌더링, 초저지연 실시간 동기화, 아바타 프레임워크 등 다양한 독자 기술을 개발해왔다. 자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플랫폼 ‘T 리얼’을 기반으로 올해만 관련 기술 특허 44건을 등록했고, 누적 140여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회의에 참여한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본부장은 “구성원들이 출근을 못 하고 있음에도 가상공간에 함께 모여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 의미가 있었다”며 “코로나 시대에 구성원 간 심리적 거리를 줄이고 효율적인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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