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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라벨 교체 논란이 부른 ‘간장 전쟁’…소비자 가격 오르나

식약처, 지난 5일 행정예고 이후 간장업계 양분
대상 제외한 대다수 업체 반발…“대만처럼 망한다”


식품업계의 ‘간장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정부가 간장 표기법을 바꾸겠다며 공표한 행정예고가 전쟁의 신호탄이 됐다. 샘표 등 82개 간장 제조사와 청정원 브랜드로 잘 알려진 대상이 대착점에 섰다. 명칭은 낯설지만 가장 보편적인 제조 방법인 산분해 공법을 활용한 ‘혼합 간장’을 제조하느냐, 아니면 전통 발효 방식인 ‘양조 간장’을 고수하느냐가 편을 갈랐다.

업계 대다수는 해외 사례를 봤을 때 행정예고 강행이 소비자들의 혼합 간장 불신을 부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양조 간장을 만드는 소수 업체만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간장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뜬금없는 간장 논란 왜 불거졌나
간장 논란이 가열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부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 등의 표시 기준’을 개정해 계도기간을 거쳐 시행하겠다며 행정예고를 했다. 혼합 간장의 경우 간장 전면 상표 부분에 종류를 표기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산분해 간장을 얼마나 혼합했는지 비율도 적어야 한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명분으로 들었지만 간장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양조 간장만 생산하는 대상을 뺀 샘표 등 82개 주요 간장 제조업체들이 부당하다며 들고 일어났다. 식품 학회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산분해나 혼합 등의 표기를 접하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 봤더니…시장 재편 촉발해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게 문제다. 대만은 지난해 1월부터 전면 상표 부분에 혼합 간장 여부를 표기하도록 제도를 개정했다. 이후 부정적 인식이 높은 혼합 간장이 사라지고 일본이 인수한 양조 간장 제조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은 제도 시행 이후 혼합 간장 제조업체들이 사라지면서 한국·베트남산 간장을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에게도 결코 유리한 얘기가 아니다. 대만처럼 양조 간장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 간장 가격이 오른다. 혼합 간장에 비해 양조 간장은 배 정도 가격이 비싸다. 맛도 다르다. 소비자단체들 사이에서조차 의견이 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식품 수출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양조 간장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 곤란해진다. 간장 주요 수출처 중 한 곳인 할랄 시장에는 알코올 성분이 없는 제품만 수출할 수 있다. 발효로 인해 알코올이 담기는 양조 간장은 수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간장 수출량의 80% 이상이 알코올 생성이 없는 산분해 간장을 비롯한 혼합 간장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식약처 '규제영향분석서' 부실 논란도
업계는 식약처가 새로운 규제를 만들면서 영향 평가가 부실했다고 지적한다. 국민일보가 30일 입수한 식약처의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혼합 간장의 전면 표기 규제에 따른 비용은 업체 당 7911만원에 불과하다. ‘이미지’라는 부분은 계산되지 않았다. 규제 시행에 의한 편익이 0원이라고 본 부분이나 해외 사례가 없다고 적시한 점도 부실 평가 의혹을 낳는다.

업계에서는 차라리 모든 간장을 ‘간장’이라고 표기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물엿도 산분해 물엿, 효소 물엿이라 구분하다 ‘물엿’으로 통일했고 된장도 엇비슷하다”며 “모두 간장으로 표기하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상 관계자는 “식약처 방침을 존중하고 시행되면 성실하게 따르겠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간장 표시뿐만 아니라 유형이나 정의 등까지 전반적인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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