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특례시’ 때문에 ‘지방분권’ 역행 우려 목소리…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최대 쟁점이 ‘특례시’로 집중되면서 개정안의 궁극적인 목표인 지방분권에 오히려 역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례시로 인한 특례시와 비특례시 간, 특례시와 광역자치단체 간 갈등으로 지방분권을 위해 한마음이 되어야 할 지방자치단체들의 균열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특례시 때문에 중앙정부의 눈에 들기 위해 지자체들이 경쟁을 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특례시 지정은 더 많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9일 지자체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서울 중랑구갑)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한병도(민주당, 전북 익산시을) 간사, 홍영표(민주당, 인천 부평구을)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위원장 등이 만나 ‘특례시 조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행정안전부와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등도 참여했고 27일까지 세부 수정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정안에는 인구 100만명 이상을 특례시로 인정, 행정수요·국가균형발전 및 지방소멸위기 등을 고려해 특례를 두는 시·군·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절차에 따라 행안부 장관이 지정, 지자체 간 재원 문제를 비롯한 사안은 부칙으로 명시 등이 있다.

이와 관련 무엇보다 당초 특례시 지정 대상으로 논의됐던 인구 50만명 이상 기준은 폐지되는 대신에 인구 100만 이상 지자체 외 특례시는 결과적으로 행안부 장관이 지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행안부 장관이 시행령에 따라 특례시를 지정토록 한 것은 헌법 제118조 제2항(지자체의 조직·운영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함)에 위배된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행정전문가들은 법률로 명시해야 할 사항을 행안부 장관이 정하게 한다면 지역 간 반목과 대립을 우려했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정안에는 대도시 외의 시·군·구를 포함해 특례 인정의 근거와 기준에 일관성을 상실해 ‘무엇을 위한 특례인지’ 알 수가 없게 된다”며 “합리적인 근거없이 지자체를 차별 대우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례제도 자체가 지방을 계급화, 서열화해 특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광역단체와 기초지자체, 기초지자체와 기초지자체 간의 갈등과 분열을 초래해 지방 간의 협력을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채원호 가톨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도 “경기도의 경우 50만 이상 대도시가 31개 시·군 중 10개 정도 있어 특례시 도입 시 도 단위 광역지방정부의 기능 형해화(形骸化), 공동화(空洞化) 우려가 있다”면서 “재정·인구절벽에 따른 지방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특례시 도입은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광역지자체의 조정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32년 만에 개정이 추진되는 지방자치법이 특례시 문제로 국토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차원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국회 행정위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30일 특례시 지정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논의한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