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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스테인리스스틸바 분쟁서 일본 손 들어준 WTO

1심격 패널 日 제기 않은 이유로 한국 패소 결정

정부 즉각 “상소할 것”

한국과 일본의 일본산 스테인리스스틸바(SSB)를 둘러싼 세계무역기구(WTO) ‘반덤핑 분쟁’에서 1심 격인 패널이 일본 측 손을 들어줬다. 일본산 SSB에 한국 정부가 반덤핑관세(외국 기업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현저하게 싼 가격으로 국내에서 물건을 파는 것에 징벌적으로 매기는 관세)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일부 분석 방법이 잘못됐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즉각 상소 의사를 밝혔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는 이날 한·일 SSB 반덤핑분쟁과 관련된 패널 보고서를 회람했다. 스테인리스스틸바는 내식성과 내마모성, 강도가 뛰어나고 표면이 유려해 산업기계, 자동차용 샤프트·플랜지, 발전·플랜트·조선용 밸브 피팅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폭넓게 쓰이는 소재다. 그동안 정부는 일본산을 비롯해 인도산 등 수입산 SSB에 대해 2004년부터 3.56∼15.39%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해왔다. 일본산 SSB 수입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46억원 규모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2018년 6월 WTO에 한국 정부를 제소했다. 일본 측은 그동안 일본산 SSB와 한국산 SSB 간 근본적 제품 차이가 있으며, 한국 무역위원회가 일본산 SSB 때문이 아닌 피해를 일본산으로 전가했다고 주장해왔다.

패널은 이런 일본 측 제소의 핵심 근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일본 측이 제기하지 않은 사항을 근거로 한국의 패소 판정을 내렸다. 패널은 “한국 무역위원회가 일본산 SSB의 비(非)누적가격이 국내산 SSB보다 고가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산·인도산 SSB의 누적가격은 국내산 SSB보다 저가”라며 “양자 간 누적 평가가 적법하다면 이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패널은 정부가 반덤핑관세 부과에 앞서 일본산과 인도산 SSB의 효과를 누적평가한 것이 적법한지에 대해서는 “분쟁 해결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판단을 회피했다.

정부는 WTO 패널이 제소장에 따른 심리권한을 넘어선 판정을 내리는 등 패널 판정에 법리적 오류가 다수 있었다고 보고, 상소를 제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WTO의 최종심 격인 상소기구(AB)의 재판관이 지난해 12월 이후 1명만 남아 최저 의사정족수인 3명에 미달인 상황이다. 분쟁이 장기화되는 게 불가피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종 WTO의 확정 판정이 나올 때까지 일본산 SSB에 대한 기존 반덤핑조치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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