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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가격 흥정하는 사이…해외는 접종순서 정한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를 눈앞에 두면서 각국 정부가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를 정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배분 우선순위에 관한 사회적 합의 없이 백신을 도입할 경우 막대한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40개국 정부의 백신 공급계획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가 의료서비스 종사자와 고령자를 우선순위로 정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한국과 대만은 코로나19 통제에 뛰어난 성과를 거둔 만큼 백신 배포와 관련해 여유로운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한국, 대만 정부는 백신을 최대한 빨리 사들이는 것보다 좋은 가격에 구매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다음달 10일까지 백신 우선공급 대상 관련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2100만 명에 달하는 전국 의료종사자에게 백신이 먼저 돌아가야 한다는 데에 정부 당국자들이 대체로 동의한다. 다만 이들 외 고위험군의 공급 순위에 관해선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알렉스 에이자 보건장관은 각 주의 백신 공급 정책은 주 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최근 말했다.

캐나다는 백신 공급 방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여론을 대폭 반영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현재까지 마련한 공급정책에 따르면 정부는 기저 질환자와 고령자에게 백신을 먼저 배분한다는 방침이다. 중증 질환을 앓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의 가족을 우선 공급 대상으로 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캐나다 국방부는 군 종사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냉동 시설도 사들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과 해당 시설의 근무자들이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권고안이 나왔다. 고등보건청(HAS)은 제한된 초기 물량을 고려해 5단계에 걸쳐 백신을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1단계에서는 노인요양시설에 집중하고, 2단계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보건·사회 의료 분야 종사자 중 50세 이상과 기저질환자에게 우선권을 주도록 했다. 3단계에서는 모든 50세 이상 인구와 질병이 있는 사람, 4단계에서는 코로나19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에 있는 인구, 5단계는 질환이 없는 18세로 규정했다.

백신 접종 개시가 임박한 영국은 총 11개 집단에 공급 우선순위를 매긴 비교적 상세한 공급 지침을 마련했다. 요양원에 거주하는 고령자와 직원이 가장 우선적으로 배분받고, 뒤이어 80세 이상 국민과 의료,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받게 돼 있다. 이어 나이를 기준으로 집단을 나눠 고령자일수록 우선순위에 뒀다.

일본은 기저 질환이 있는 고령자에게 먼저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공급 순위를 명시한 쿠폰을 발급해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 정부가 확보한 예산으로는 주요 해외 제약사들이 제시 중인 백신 가격을 맞출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해외에서 백신 구매를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내년 선급금 예산은 1700억원이며,이 중 절반인 850억원은 국제 백신 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납부됐다.
주요 글로벌 제약사가 공개한 백신 가격. 이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마련한 예산 850억원으로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목표 거래물량인 2000만건을 확보할 수 없다. 출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정부가 계획 중인 코로나19 백신 확보 물량은 3000만명분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 나머지 2000만명분은 850억원을 가지고 글로벌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임상 3상결과 94.1%의 효과가 있는 모더나 백신의 경우 2000만명분을 확보하는데 최소 7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가장 저렴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의 경우에도 같은 물량을 확보하는데 최소 880억원이 요구돼 현재 정부가 확보한 예산으로는 목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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