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초 후베이성에 이미 ‘독감 대란’… 중국은 알고 있었다”

CNN, 中후베이성 내부 문건 입수
코로나19 발병 직전 독감 환자 20배 ‘급증’
中당국 발표 확진자 수도 문서보다 적어 ‘축소’ 의혹

지난 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대형 전시장을 개조한 임시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들 사이를 지나가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중국 후베이성에서 지난해 12월 초 독감 환자가 전년보다 20배 급증했었다는 사실이 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또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 정부가 발표한 일일 확진자 수가 실제보다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국제사회 의혹에 힘을 싣는 내용이다.

미국 CNN방송은 1일(현지시간) 후베이성 질병관리본부(HDC) 내부 공식 문건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CNN이 익명을 요구한 내부 고발자로부터 받은 문서는 2019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작성된 보고서로 총 117쪽 분량이다. CNN은 6명의 전문가들에게 중국 정부 문서가 맞고, 조작 증거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후베이성에서는 ‘독감 대란’이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 지난해 12월 2일부터 일주일간 발생한 독감 환자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059% 증가한 것이다. 독감 대란은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보고된 후베이성의 우한(2032건)보다 인근 도시인 이창(6135건), 시안닝(2148건)에서 더 거세게 일었다.

CNN은 “독감 대란이 코로나19 발병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해당 지역 보건 담당자들의 업무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중국 전문가인 메르타는 “우한에서 서쪽으로 320㎞ 떨어진 이창에서의 독감 환자 급증은 문서상 코로나19와는 관련이 없지만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10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미국 CNN방송이 입수한 내부 문서에 적힌 확진자 수가 서로 다르다. CNN홈페이지 캡처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도 문건에 적힌 것과는 달랐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10일 전국적으로 2478건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후베이성 보건당국은 같은 날 신규 확진자를 5918명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정부 발표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또 3월 7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2986명으로 발표됐지만 문서에는 3456명으로 돼 있다. 중국 정부가 전염병 발생 초기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중국 정부는 2월 12일부터 임상진단자도 코로나19 확진자에 포함하는 것으로 집계 방식을 바꿨다. 이때부터 공식 발표되는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었는데, 당시 이전 집계에서 누락된 확진자를 넣기 위해 집계 기준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CNN이 입수한 문서 중에는 중국의 2019년 전체 코로나19 발병 건수로 추정되는 그래프도 포함돼 있다. 그래프 하단에 확진자와 의심환자가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더 이상의 설명은 없어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2019년 중국의 코로나19 발병 규모를 알 수 있는 공개된 정보는 중국 정부가 지난 1월 초 세계보건기구(WHO)에 ‘원인미상의 폐렴’ 44건을 보고했다는 것 정도다.

이와 함께 3월 초 작성된 문서에는 코로나19 증상 발현부터 확진까지 평균 23.3일이 걸린 것으로 돼 있다. 23일은 전염병 확산 속도를 파악하고 억제 조치를 취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CNN은 “전염병 발병 초기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검사에서 확진까지 시차가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부정확하고 음성 비율이 너무 높게 나온다는 중국 정부 관리들의 보고 내용도 들어 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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