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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실어나른 사다리차…군포 화재 아파트서 3명 구해

중앙일보 유튜브 영상 캡처

1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현장에선 사다리차 대표가 주민 3명을 구조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은 지역 맘카페 등에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사다리차로 주민 3명을 구조한 청년 사다리차 대표를 ‘영웅’이라고 칭찬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1일 오후 4시37분 군포시 산본동 25층짜리 아파트의 12층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 현장에 사다리차로 주민 3명을 구조한 한상훈 청년사다리차 대표와의 인터뷰와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엔 잠옷 차림의 이웃 주민이 베란다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순식간에 불길이 이웃집까지 번지자 당황했고 한 대표는 사다리차를 옆으로 옮겨 구조했다. 한씨는 “불길이 그 집을 덮쳐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주민 1명을 구한 뒤 한숨을 돌릴 무렵 소방차가 도착했지만 인명 구조에 쓸 사다리차가 없다는 걸 알았다고 한 대표는 설명했다. “15층에서 계속 누군가 손을 흔드는 걸 봤다”고 한 대표는 “사다리차를 다시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구조는 첫 번째보다 더 위험했다. 15층이 꼭대기 층이라 사다리차가 올라갈 수 없는 높이였고 한 대표의 사다리는 안전상 최대 38m 높이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41m가 넘는 15층까지 닿지 않아 차에 걸려 있는 안전장치를 푼 다음 다시 사다리차를 올렸다.

그렇게 한 대표는 초등생 남녀 각 한 명씩을 구조했다. 한 대표는 “살려달라는 말을 듣고 어떻게든 다시 사다리차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구조 후 소방대원들에게 차 와이어가 엉켰다는 말을 들었으나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소방헬기가 도착할 때까지 구조를 도왔다.

이날 소방 당국은 불이 나자 소방관 등 인력 105명과 펌프차와 고가굴절 사다리 차량 등 장비 43대를 동원, 화재 발생 30여분 만인 오후 5시11분쯤 불을 껐다. 이 불로 A씨(31)와 B씨(38·태국 국적) 등 근로자 2명과 C씨(35·여), D씨(51·여) 등 주민 2명 등 모두 4명이 숨졌다.

근로자 2명은 화재 현장인 아파트 12층에서 노후 섀시 교체 작업 중 불이 나 지상으로 추락해 숨졌고 주민 2명은 불길을 피해 상층부로 이동하다 옥상 계단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30분 만에 꺼졌지만 인명 피해가 유독 컸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한 12층 인테리어 공사현장에서 우레탄폼 작업을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우레탄폼 용기 10여캔이 폭발하면서 불길이 삽시간에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레탄폼은 단열을 위해 건축 내장재로 사용되는 자재로 불에 타기 쉽고 폭발적으로 연소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불에 타면서 시안화수소 등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발생한다. 지난 4월 38명이 숨진 이천 물류센터 신축공사 화재 참사와 지난 7월 5명이 숨진 경기 용인의 SLC 물류센터 화재 때도 ‘우레탄폼’으로 인해 피해가 컸었다. 한편 경찰은 2일 오전 10시30분 관계기관과 합동 감식을 한 뒤 감식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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