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어,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네”…치매 위험 38% ↑

58만명 데이터분석, 주관적 인지 기능 저하 시 치매와 상관성

우울증상 동반되면 50% 증가…조기 치매 검사 필요



자신이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껴지고 우울 증상까지 있다면 치매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겠다.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가 있으면 치매 위험이 1.38배 높고 우울증을 동반하면 위험성이 1.5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치매에 걸린다고 생각해 기피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실제론 우울증 치료를 적극적 받는 것이 오히려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 공동 연구팀(성균관대 원홍희 교수 및 이영찬 연구원, 가천의대 강재명 교수, 순천향대 이혜원 교수)은 생애 전환기 건강검진 대상자 58만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일 밝혔다.

환자 스스로 인지능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검사 시 정상 범주인 경우를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라고 한다.
수면 부족 등 신체적 요인과 우울증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연스러운 기억력 감퇴나 사소한 건망증에 대해 환자가 지나치게 의식하는 상황 정도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사이 상관관계가 있음이 학계에 보고돼 주목받고 있다. 치매는 발병 시 손상된 인지능력을 돌이키기 어려워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간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는 환자의 개인적인 느낌 외 뚜렷한 임상 증상이나 검사 소견이 없어 간과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66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연구에는 2009~2011년 건강검진자 57만9710명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성별, 소득, 약물 복용력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차단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조정 위험 비율(adjusted hazard ratio)을 산출한 결과, 66세에서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 환자의 치매 위험은 일반인 대비 38% 높게 나타났다.

특히 우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위험도는 50%까지 증가했다. 인지능력 저하를 심하게 느낄수록 치매 위험도 같이 상승했다. 이는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가 단순히 환자의 개인적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결과는 국가 단위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주관적 인지기능 저하 및 동반된 우울증상과 치매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명우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사람이 우울 증상을 함께 느낀다면 치매 조기 검진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아울러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치매에 걸린다고 생각해 기피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밝혀진 바와 같이 우울증 치료를 적극적 받는 것은 오히려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관련 국제 학술지(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