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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쇼크’ 겪고서야…정부 댐 운영 뒷북 대책

대전 한 아파트 주민들이 지난 7월 119구조 고무보트를 타고 빗물에 잠긴 아파트단지를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댐 활용 현실화’를 골자로 한 홍수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역대 최장기 장마’에 따른 물난리로 대규모 인명피해를 입고서야 뒷북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지구온난화에 따른 홍수 위험을 경고해왔다.

행정안전부는 환경부, 기상청 등과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풍수해 대응 혁신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한국은 지난여름 강수량 역대 2위, 중부 강수기간 역대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록적인 장마를 겪었다. 정부는 급하게 지난 9월 9일 ‘풍수해 대응 혁신 추진단’을 꾸려 대책을 모색했다.

그동안 정부가 홍수기인데도 댐 수위를 충분히 낮추지 않는 등 집중호우에 안이하게 대처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늘어난 강수량에 맞는 새로운 댐 활용법을 찾는 데 주력했다.

우선 기존 다목적댐의 홍수기 제한수위를 하향 조정한다. 일단 섬진강댐부터 1.1~2.5m 낮춘다. 이 경우 홍수조절용량은 3배 확대된다. 또 댐 아래 퇴적토가 쌓여 저수 용량이 감소한 영천댐, 대암댐은 퇴적토를 제거해 댐 용량을 확보한다.

아울러 신규 댐 건설 시 설계에 깐깐한 강수량 기준을 적용한다. 국가하천의 경우 500년에 한 번 올법한 강수량(빈도 강수량)을 가정해 댐 설계에 반영한다. 지금까진 100~200년에 한 번 올법한 강수량을 가정해왔다. 현재 50~80년 빈도 강수량을 반영하고 있는 지방하천은 추후 하천 기본계획 재검토 뒤 적정 빈도 강수량을 정할 계획이다.

도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수관로 설계 시 빈도 강수량을 현행 10~30년에서 30~50년으로 늘린다. 하지만 목표치만 끌어올렸을 뿐 실제 지방자치단체들이 어떤 대책을 마련하게 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또 댐 방류 시 하류 지역 주민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댐 수문방류예고제를 도입한다. 지금은 3시간 전 방류계획을 통보하는데, 앞으로는 1~2일 전 방류 가능성을 사전 예고한다.

아울러 2025년까지 하천 홍수특보지점을 확대(65개소→218개소)하고 국지성 돌발홍수 예측을 위한 소형 강우레이더를 늘리기로(2기→9기) 했다. 또 댐·하천·저수지 등과 관련된 취약·노후 시설을 보수·보강한다.

정부는 홍수 위험지대인 ‘급경사지’ 대책도 밝혔다. 2038년 예정돼 있던 ‘산사태 우려지역 조사 완료’ 시점을 돌연 2025년으로 앞당기는 내용이 포함됐다. 13년이나 일찍 끝낼 수 있었던 조사 기한을 늘어트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마저 실질적인 재해 방지 대책이 아닌 실태 조사 완료 시점이다.

그동안 기상 전문가들은 여러 번 지구온난화에 따른 홍수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북극 기온이 높아지면서 수년 전부터 장마철 집중호우가 빈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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