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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세계노예철폐의 날 적반하장…“현대판 노예제 없애야”


북한은 유엔이 정한 ‘세계 노예제 철폐의 날’ 현대판 노예제도 철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유린국이라는 지적을 받는 북한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2일 ‘절대로 침해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외무성은 “1949년 12월 유엔총회는 인신매매 및 타인 착취 철폐에 관한 협약을 채택했으며 12월 2일을 ‘국제 노예제 철폐의 날’로 정했다”며 “그때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으나 아득한 인류역사의 첫 기슭에서 이미 사라져버린 노예사회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어 인간의 존엄을 유린 말살하는 범죄행위들이 끊임없이 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꽃다운 청춘시절을 값있게 보내야 할 수많은 여성들이 한순간에 매춘부로 전락되고 잔뼈도 채 굳지 않은 어린이들이 숨 쉬는 기계로, 후렁한(훌렁한) 철갑모를 쓰고 피절은 탄우 속으로 내몰리고 있는 비참한 광경은 과연 무엇을 깨우쳐 주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외무성은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전 유엔총회 의장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노예제도 철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에스피노사 전 의장은 지난해 4월 국제노동기구(ILO)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세계적으로 4000만여명의 사람들이 현대판 노예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외무성은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현대판 노예 강요와 같은 반인륜적 범죄 행위들을 짓뭉개기 위한 국제적 법률 시행을 강화하며 모든 나라와 민족들은 연대해 진정한 국제적 정의와 인권보장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합세해 나서야 한다”며 글을 맺었다.

하지만 외무성의 이 같은 주장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에스피노사 전 의장이 ILO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 발언에 인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고서는 북한을 대표적인 아동 강제노동 국가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ILO가 2017년 ‘세계 현대판 노예 추산’이라는 제목으로 발간한 보고서는 “북한 아동들은 학교에서 직업 교육의 수준을 훨씬 초과하고 육체적으로 높은 강도의 노동에 강제 동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현대판 노예제 피해자 4000만명 중 2500만명은 강제노동 피해자, 1500만명은 강제결혼 피해자라고 적시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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