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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후 병원 내려주고 전화번호 줬어도 ‘뺑소니’

재판부 “청소년인 피해자 병원 인근까지 태워준 건 부족”
1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항소도 기각


교통사고 피해자를 병원 근처까지 태워주고 연락처를 알려줬더라도 추가 조치 없이 자리를 떴다면 뺑소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준명)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A씨의 항소를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여름 대전 유성구 한 도로에서 신호위반 운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고교생을 치었다. 당시 사고 피해자는 몇 m를 날아가 떨어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피해자를 차량에 태워 병원에 내려준 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메모지에 적어 넘겨주고 떠났다.

경찰은 A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피해자 측 112 신고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살펴본 결과, A씨가 가해 차량 운전자로서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A씨는 재판에서 “치료받고 연락하라며 피해자한테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차량 번호판을 촬영하도록 하기도 했다”며 “도주했다고 볼 수 없고, 도주의 고의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청소년인 피해자를 병원 인근까지 태워준 것만으로는 충분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창경)는 양형 사유에 대해 “피해자 치료보다 식사 약속이 더 급한 용무였던 것이냐”며 “당시 피고인에게 술 냄새가 났다는 정황도 있는데, 피고인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사고를 낸 것은 아닌지 상당히 의심스럽기까지 하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피해자를 병원 안까지 데려가지 못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사실오인과 양형부당 주장을 살핀 뒤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결정했다.

또 “피해자에게 피고인 실명을 알려주지는 않았는데, 당시 차량은 피고인 명의로 등록돼 있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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