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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외교브레인’의 일침 “中, 바이든에 대한 희망 버려야”

옌쉐퉁 “미·중관계의 본질은 협력 아닌 경쟁…
향후 10년간 글로벌 리더 없는 불안한 평화”
과거 “대국굴기는 중국의 소명” 주장

2016년 4월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주최한 한‧미‧중 컨퍼런스에서 ‘북한에 대응하는 방안들’이란 주제로 연설하고 있는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소장. 유튜브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꼽히는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소장이 3일 “중국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한 희망적 사고를 버리고 양국 관계의 본질을 경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시대 미‧중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좋아질 거라는 막연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향후 1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이 불안한 평화를 유지하는 가운데 제3국이 위험 회피 전략을 추구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내다봤다.

옌 소장은 중국의 국방안보대화 플랫폼인 베이징 샹산포럼에서 “중국 내 일부 사람들은 미·중 긴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길 꺼리고 있으며 미국과의 협력에 대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경쟁을 부정함으로써 그것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양국 관계의 핵심은 경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 문제에 다자적 접근을 취함으로써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갈등 양상도 더 심각해질 거라는 전망이다. 그는 “두 강대국이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고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막을지 실용적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샹산포럼은 중국군사과학학회 주최로 2006년부터 2년에 한번씩 개최됐다. 2014년부터는 중국 국방부가 관여하면서 1.5트랙(반관반민) 형식으로 급이 높아졌고 규모도 커졌다. 옌 소장은 중국 정부의 외교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시 주석의 공격적 외교 정책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는 2010년 출간된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의 대담집에서 “대국굴기는 중국의 소명이고 중국의 선택은 패도(覇道‧무력으로 다스림)밖에 없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 향후 10년 동안 글로벌 리더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미‧중 사이에는 불안한 평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옌 소장은 “이러한 양극 체제하에서 제3국들은 전략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선 바이든 시대 미‧중 관계를 전망하는 각종 세미나와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션야메이 중국국제문제연구원(CIIS) 미국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잡지 ‘쯔징’ 12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바이든은 민주당 온건파이지만 그의 팀에는 지정학적 게임을 중시하는 강경파와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자유주의자가 함께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바이든의 등장은 미‧중 관계가 트럼프식 충격에서 벗어나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양국이 반드시 이를 붙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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