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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나온 판호, 업계 “깜깜이 프로세스 여전” 신중론


한국 게임이 4년여 만에 중국 서비스 허가증인 ‘판호’를 발급 받았다. 국내 게임을 대상으로 한 라이선스 발급이 재개됐다는 기대가 고개를 들지만 일각에선 “중국의 모든 프로세스가 워낙 비밀리에 부쳐진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판호 발급을 담당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전날 발표한 판호 목록에 게임 개발사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가 들어갔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을 유료로 서비스하려면 반드시 받아야 하는 당국의 라이선스다. 국내 게임이 판호를 발급 받은 건 지난 2017년 초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중국의 경제 보복(한한령)이 본격화된 뒤 3년 9개월만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게임사 내부적으로 고무된 분위기”라면서 “향후 중국에서 적극적인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컴투스가 e스포츠 대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국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온 것이 판호 발급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컴투스가 이번 판호 발급 과정에서 중국 당국과 직접적으로 교류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판호 발급의 ‘깜깜이 프로세스’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국내 게임사들은 지금껏 판호를 신청하고도 제대로 신청이 됐는지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당초 이번 판호 발급이 어떤 배경에서 비롯됐는지 개발사인 컴투스조차 잘 알지 못한다”면서 “판호가 서서히 열릴 거란 세간의 기대는 하나의 시나리오로 볼 수밖에 없다. 지난 3년간 판호 발급에 대한 해석은 모두 ‘뇌피셜(근거 없는 상상)’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 시장은 세계 대부분 게임사들이 눈여겨보는 기회의 땅이다. 국내 매출 1위 게임사인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를 오랜 시간 중국에서 서비스하며 회사 규모를 키웠다.

판호 발급이 설령 순탄하게 재개되어도 국내 게임사가 마냥 장밋빛을 보는 건 아니다. 최근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력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국내 게임이 과거처럼 ‘출시=대박’ 공식을 쓴다는 보장이 없다.

더구나 중국 당국이 청소년 보호 조치의 일환으로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등 게임 관련 강력한 규제책을 펴고 있는 터라 이에 부합하는 게임 빌드를 별도 수립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지난 8월 출시 예정이었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과몰입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해야한다는 이유로 출시일이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에 판호 신청을 한 게임사 관계자는 “서머너즈워가 판호를 받으면서 국내 게임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있는 상태”라면서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에도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데에는 틀림없이 이유가 있다. 이후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추가로 이뤄지면 상당수 게임사들은 중국 게임 서비스를 전담하는 별도의 팀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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