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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돌아가셨어요” 36살 장애 아들이 내민 쪽지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고독사한 모친 곁을 지키다 노숙을 시작한 발달장애 아들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모자의 비극이 뒤늦게 알려지게 된 건 아들이 민간복지사에게 내민 짧은 쪽지 때문이었다. 그 안에는 ‘우리 엄마는 5월 3일 돌아가셨어요. 도와주세요’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15일 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어머니 김모(60)씨가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다세대주택에서였다. 당시 김씨의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고 타살 흔적은 없었다. 아들 최모(36)씨의 진술을 토대로 한다면 김씨가 사망한 지는 최소 5개월이 지난 것으로 보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나온 소견은 ‘지병으로 인한 변사’였다.

김씨의 죽음이 뒤늦게 알려진 건 민간복지사 A씨의 신고로부터였다. 그는 지난달 동작구 이수역 근처에서 노숙하던 최씨를 발견해 보호했고 그러던 중 김씨의 사망 사실을 알았다. 당시 최씨는 어머니의 죽음과 도움을 청하는 말들을 작은 쪽지에 적어 내밀었다. JTBC 뉴스룸은 “우리 엄마는 5월 3일‘의’ 돌아가셨어요. 도와주세요”라고 쓰인 쪽지 사진을 14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씨의 글은 아이가 쓴 것처럼 맞춤법 일부가 틀렸고 글씨체도 또박또박 눌러 써 내려간 것처럼 보였다.

이상함을 감지한 A씨가 ‘어머니의 몸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 최씨는 “거기에(집에) 그대로 계세요”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엄마가 안 살아나고 계속 숨을 안 쉬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파리들이 날아들어요?” “왜 이렇게 애벌레들이 나와요? 애벌레들이 내 방까지 들어와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고 한동안 곁을 지키다가 전기와 가스 등이 끊기고 먹을 것이 떨어지자 노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자는 총 100개월치 523만원의 건강보험료를 체납했고 전기요금과 가스요금도 각각 올해 3월, 4월부터 미납한 상태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할 구청과 동주민센터는 이들의 사정을 파악하지 못했으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모자는 기타 여러 복지 혜택조차 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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