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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이 지라시네”?… ‘철인왕후’ 혐한·역사왜곡 논란 폭발


tvN 새 주말드라마 ‘철인왕후’가 혐한 작가 작품을 극화했다는 논란에 이어 문화재 비하, 실존 인물 희화화 등으로 또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철인왕후’는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 영혼이 깃든 조선 시대 중전 김소용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을 주인공으로 하는 코믹 판타지 사극이다. 주연 배우들의 능글맞은 연기와 코믹한 설정으로 1회와 2회 모두 8%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성과에도 불구하고 작품 대내외적인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원작이 혐한 성향의 중국 작가 작품이라는 것부터 문화유산 및 실존 인물 희화화, 성희롱 대사, 부적절한 패러디 등으로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드라마 '태자비승직기'. 바이두

원작 작가는 한국·한복 비하했는데

‘철인왕후’의 원작 작가가 혐한 성향이 짙다는 점은 드라마 방영 전부터 꾸준히 지적돼 왔다. ‘철인왕후’의 중국 원작에는 혐한 성향이 드러나지 않지만, 해당 작가의 전작에서 한국과 한복에 대한 노골적인 멸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철인왕후’의 원작인 중국 소설 ‘태자비승직기’ 작가 선등은 전작인 ‘화친공주’에서 한국인 비하 단어를 수차례 사용했다. 극 중 가상 세계 주나라의 주변국으로 고려가 등장하고, 여기서 고려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빵즈’라는 단어가 사용됐다.

‘빵즈’는 몽둥이라는 뜻으로 중국인들이 한국 또는 한국인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몽둥이로 때려 줄 한국놈들”이라는 맥락으로 사용된다.

이밖에도 극 중 등장인물이 식탁보를 몸에 두르며 한복이라고 조롱하는 장면도 문제로 지적됐다.

논란을 인식한 듯 윤성식 PD는 ‘철인왕후’ 제작발표회에서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하지만 현대 남성의 영혼이 왕후 몸에 들어간다는 설정만 가져왔다”며 “나머지 스토리나 전개는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조선왕조실록이 한낱 ‘지라시’?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에 비유한 대사는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을 가중시켰다. 지난 13일 방송분에서는 중전 김소용과 철종의 첫날밤이 그려졌다. 철종은 “잠자리가 예민하니 멀리 떨어져 자라”며 홀로 잠에 들었다. 이를 본 김소용은 “주색으로 유명한 왕의 실체가. 조선왕조실록 한낱 지라시네”라고 말했다.

방송이 끝나고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조선왕조실록은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에 걸친 기록으로, 대한민국 국보임과 동시에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높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드라마를 시청하는 해외 팬들에게 잘못된 배경지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 네티즌이 올린 영문판 자막을 보면 문제의 대사는 ‘nothing but tabloids(단지 가십성 잡지에 불과한)’로 번역됐다.

tvN 드라마 '철인왕후' 캡처

조선 시대 왕족이 19금 손짓에 부적 애호가?

실존 인물을 지나치게 희화화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특히 대비 조씨가 손짓으로 잠자리를 묘사하는 장면, 미신에 심취해 사람을 저주하는 부적을 선물하는 장면 등이 문제시됐다. 실제로 드라마 캐릭터 설명에서 대비 조씨는 ‘온갖 미신을 믿는 나몰라 여사’로 표현돼 있다.

네티즌들은 실존 역사 인물인 신정왕후(대비 조씨)를 자극적으로 희화화하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한 네티즌은 “굳이 조선 시대 실존 인물을 19금 코미디로 소비하고 싶지 않다”며 “가상 인물로 설정했다면 오히려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정왕후의 후손인 풍양조씨 종친회에서도 ‘철인왕후’ 속 묘사에 강하게 반발했다. 풍양조씨 종친회 측은 14일 노컷뉴스에 “인물 소개부터 ‘온갖 미신을 믿는’ 캐릭터로 나와 있어 어떻게 대응할지 고려 중이었다”며 “아무리 코미디지만 실존 인물에 대한 모욕적이고 저속한 표현은 심히 유감이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tvN 드라마 '철인왕후' 캡처

클럽 옥타곤 연상시키는 ‘옥타정’

13일 방송분에 등장한 유곽 ‘옥타정’도 현대 한국의 성접대 풍경을 재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한민국 남성의 영혼이 깃든 김소용은 “오늘 내 옷고름 풀 사람 누구?”라고 소리치며 기생을 고른다.

네티즌들은 클럽 ‘옥타곤’을 연상시키는 이름인 ‘옥타정’부터 클럽과 룸살롱에서 벌어지는 성매매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특히 지난해 9월 클럽 옥타곤에서 집단 성폭행 시도가 있었던 만큼 제작진의 패러디가 적절치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수련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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