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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돋보기] 입안이 자주 헐고 붓는데…‘암’일수도

두경부암 의심…3개월 이상 쉰목소리, 목 이물감 느껴져도

최근 ‘타액(침)’속 암DNA 찾아내 두경부암 진단기술 ‘주목’


두경부암은 국내에서 12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두경부는 목과 머리(두부)에서 뇌와 척추, 눈을 제외한 모든 기관을 말한다. 입천장 잇몸 혀 혀뿌리 목구멍 편도 후두 침샘 코주변뼈 등 여러 부위에 생긴 암이 두경부암이다.
후두암 구강암 인두암(구인두암 비인두암 하인두암) 편도암 비강암 설암 침샘암 등이 해당된다. 갑상샘암도 넓은 의미에서 포함된다. 한 해 신규 발생 암 환자 20만여명 가운데 갑상샘암을 제외한 두경부암은 5000명 안팎이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두경부암 진료 환자는 2010년 1만3256명에서 2018년 1만7026명으로 28.4% 증가했다.

두경부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찾기 어렵다. 보통 3개월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되거나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이 대표 증상이다. 입안이 자주 헐거나 붓고 적백색 반점이 생기면서 음식물을 삼키기도 어려워진다.
초기에만 발견하면 완치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두경부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후두암도 1기 완치율이 85%를 넘을 정도다.

두경부암의 대표적 위험 요인은 오랜 흡연과 음주다. 아무래도 구강 속 여러 기관의 점막이 이런 발암원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두경부암 발병 확률이 12∼15배 높다. 음주 역시 그 자체로 해롭지만 흡연의 해악을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안 좋다.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면 두경부암 발병 위험은 20∼30배 커지는 걸로 알려졌다.

전체 두경부암의 70∼80%가 흡연과 음주, 20∼30%는 자궁경부암과 질암, 성병을 일으키는 휴먼파필로마바이러스(HPV) 감염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30년 전의 문란한 성생활이 요즘의 HPV 양성 두경부암 증가 원인으로 파악된다.

그나마 흡연과 음주의 감소 추세에 따라 전체적인 두경부암 발생은 조금씩 줄고 있는데 HPV 감염에 의한 두경부암 빈도는 오히려 점점 높아지고 있다.

두경부암은 조기 발견하면 치료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조기 진단이 어렵고 수술 후 재발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폐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등에서 최근 새로운 진단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액체생검’을 두경부암에도 도입하려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액체생검은 혈액 등 체액 속에 극미량 존재하는 암세포 유래 DNA를 유전자 분석 기술을 통해 찾아내는 방법이다.

두경부암에서는 비교적 얻기 쉬운 타액(침)을 이용한 진단 검사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타액은 항상 구강 내 암성 병변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두경부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이를 활용하는 것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타액에서 얻을 수 있는 ‘순환 종양 DNA(ctDNA)’는 초기 암을 감지해 암 진행 및 예후를 결정하고 표적 치료에 대한 정보를 제공 할 수 있다.
하지만 타액에 포함된 DNA는 극소량일 수 있어 매우 높은 민감도의 검출 방법이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팀은 ‘Cell-free DNA 액체생검 기술’을 이용해 두경부암의 진단 및 진행 경과를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해 두경부암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는 최근 국제학술지(Oral Diseases)에 게재됐다.

이 교수팀은 환자에게 특이적으로 발생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기반으로 타액에 존재하는 ‘ctDNA’를 검출하는 초고감도 유전자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두경부암 수술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해본 결과, 환자 타액에서 암 DNA를 검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수술 후 이것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두경부암은 다양한 돌연변이로 인해 타액의 종양 유래 DNA 돌연변이 분석이 매우 어려웠지만, 치료에 대한 반응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찾는다면 임상 적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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