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도 여는데…” 코로나19 방역·지원 형평성 논란

YTN 뉴스 화면 캡처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연장하면서 태권도, 발레 등 소규모 학원이나 스키장의 운영은 허용하고 실내 체육시설의 영업은 중단시키면서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제조업이 제외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반쪽짜리 지원’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스키장은 열고 헬스장은 닫고…

3일 정부와 방역 당국에 따르면 4일 0시부터 17일 24시까지 적용되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동시간대 교습 인원 9인 이하 학원·교습소와 스키장·빙상장·눈썰매장 등 실외 겨울스포츠시설의 운영이 재개된다. 학원·교습소는 대부분 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가면서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해 집합금지 조처가 완화됐다. 동시간대 시설 내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을 9명 이내로 유지하면 교습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문을 열 수 없다. 시설 면적 8㎡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거나 두 칸을 띄어야 하며, 물을 제외한 실내 음식 섭취는 금지된다. 스키장·썰매장과 같은 실외 겨울스포츠시설의 운영도 허용됐다. 다만 수용 인원의 3분의 1 이내로 인원이 제한됐고,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한다. 탈의실과 장비 대여 외 식당 등 부대시설은 문을 열어선 안 되며, 셔틀버스 운행도 막았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두 시설 모두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지 점검하거나 밀집도를 일정 이상 제한하고 밤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실내체육시설과 야외 스크린골프장은 집합금지가 계속돼 영업을 할 수 없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소규모 체육시설이라 할 수 있는 태권도·요가·발레 학원은 학원으로 등록해 있다면 문을 열 수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손영래 전략기획반장은 지난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태권도나 발레학원 등도 9명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교습이) 가능하다”며 “학원, 교습소로 등록된 경우는 모두 (운영이) 허용된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관계자는 “실내 체육시설은 2.5단계에서 집합이 금지된다”면서도 “이들 시설 중 아동·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태권도장은 학원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점, 돌봄 기능을 수행하는 점 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제한적 운영을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키장 등 겨울스포츠시설은 연말연시 이동량을 줄이기 위해 집합금지를 했었을 뿐 감염 위험도가 높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스키나 썰매 같은 활동의 특성상 야외의 개방적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감염 위험도가 높다고 볼 수 없다”며 “감염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방역수칙을 강화해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것은 이른바 3밀(밀폐·밀집·밀접) 조건이 갖춰지면 어디서나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부천 발레학원, 12월 평창 한 스키장에서 실제 집단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스키장 풀어주고 헬스장 등 생활체육시설 집합금지를 2주 연장하면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스키장은 감염이 안 되고 체육관만 감염될 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키장은 차량을 같이 타고 가면서 감염이 많이 일어난다”며 “취사를 금지한다고 해도 과연 차도 같이 안 타고 음식도 같이 안 먹겠느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반발하는 실내 체육시설 운영자들 사이에서는 집합금지 조치를 거부하는 집단행동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KFMA)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헬스관장모임카페’에는 1인 시위 차원에서 헬스장 문을 열고 회원을 받지 않는 ‘오픈시위’를 제안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앞서 12월 18일 경기도청 앞에서 정부의 실내 체육시설 집합금지 명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90% 상향된 고용유지지원금…제조업 빠져 ‘반쪽’ 논란

이와 함께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형평선 논란에 휩싸였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업종에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을 최대 90%까지 지급하기로 했지만 정작 지원금 신청이 가장 많은 제조업이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정부가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9조30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응한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에는 고용부 소관인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 상향’이 담겼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집합 제한·금지 업종으로 지정된 사업장에 대해 올해 3월 말까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을 중소기업의 경우 기존 67%에서 90%, 대기업은 50%에서 67%로 한시 상향하는 것이 골자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으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해고·감원 대신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정부가 휴업수당(평균 임금의 70%)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앞서 고용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휴업·휴직 조치에 나선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자 기존 67%(중소기업), 50%(대기업)인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수준을 지난해 2월 75%, 67%로 올린 데 이어 이후 90%, 67%로 추가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최대 90%까지 지원하던 특례기간이 9월 말 종료되면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수준은 다시 원래 비율로 돌아왔고, 사업주들은 또다시 인건비 부담에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수준이 하향 조정돼도 근로자가 받는 휴업수당 금액은 변함이 없지만 사업주의 부담분은 커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코로나19 3차 유행까지 겹치면서 사업주들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집합 제한·금지 업종에 대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을 다시 최대 90%로 상향 조정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구체적으로 식당과 학원, 상점과 마트,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이다.

문제는 지원 비율 상향이 이들 업종에 제한되면서 국내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이 주로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라 직접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 지원에 집중된 만큼 지원 비율 상향도 집합 제한·금지 업종을 중심으로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조업 역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게 관련 업계의 입장이다. 실제로 고용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 1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제조업 종사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7만4000명(2.0%) 줄며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째 감소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23일 기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사업장은 총 8만4483곳으로, 이 중 제조업이 28.8%(2만4358곳)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도매·소매업 18.8%, 숙박·음식업 9.9%, 교육서비스업 8.7% 순이었다.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은 제조업이 가장 많을 정도로 휴업 등을 통해 적극적인 고용유지 조치에 나서고 있는데, 정작 지원 비율 상향 대상에서는 제외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여행·관광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의 경우 계속 90% 지원을 받고 있고, 이번 대책에서 무급휴직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 등이 추가로 마련된 것과 비교하면 제조업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제조업도 분야별로 상황이 달라 정부가 세부적으로 발굴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고용유지지원금도 결국 기업의 보험료로 조성되는 만큼 일반회계 예산을 통해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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