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극단적 이념대결이 맞는거냐” 사면 승부수…친문부터 반발

이낙연 “고민끝에 생각 정리”
친문·중진들 반발 “통합 혼자 하나”
강성 당원들은 “이낙연 사퇴하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오영훈 대표 비서실장과 함께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언급한 것은 극단으로 치닫는 사회 보혁 갈등을 이젠 끝내야 한다는 승부수였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오랜 적폐청산으로 보수진영에 한(恨)이 서렸다”는 배경 설명까지 나왔다.

그러나 당내 계파 색이 옅은 중진 의원들도 반발하고 있다. 친문 강성 지지층은 이 대표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어 사면 관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지난 1일 두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발언 이후 한 측근에게 전화를 걸어 “고민 끝에 사면 문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사전에 상의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측근이 파장을 우려하자 이 대표는 “우리 사회 진영 간에 이렇게 극단적 대립이 이어지는 게 맞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정부를 위한 발언이었다는 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당내에서는 극단적 사회 갈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두고 여론조사를 했는데 우리 지지층의 80%는 안전성을, 보수당 지지층의 80%는 신속성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강 문제에 있어서까지 이렇게 갈등이 확대됐다는 건 굉장히 큰 문제”라고 평가했다.

떨어지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다는 것도 사면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면 촛불 국민이 명령한 개혁 작업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며 “적폐청산 과정에서 그쪽(보수 진영)에 한이 생겼다고 본다. 통합을 얘기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문재인정부가 전직 대통령을 두 명이나 구속시킨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당 관계자들은 1995년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7년 김대중 당선인과 합의하에 두 사람을 사면한 점을 거론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임기 내 사면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오는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재상고심이 끝나면 어차피 사면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도 있다.

그러나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사면은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언론에 불만을 표출했다. 한 4선 의원은 “통합은 혼자하는 게 아니다”며 “국민의힘 일부에서 불법 탄핵에 사죄하라고 하는 판에 어불성설이다. 우선 기분이 나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사면은 대통령이 국민 통합할 때 쓰는 용도인데, 이번엔 이 대표가 자신의 지지율 하락에 맞서 국면전환용으로 쓴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친문 지지층들은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 등에서 “국민의 염원으로 이루어낸 결과를 당대표라는 권한으로 사면을 제안한 이유가 무엇이냐” “이게 정말 국민과 민주당과 대통령을 위하는 것인가” “촛불민심을 근거없는 폭동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대표는 사퇴하라” 등 비판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이 사면을 결정하려면 두 전 대통령 측에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고는 명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대표 임기 내 사면이 이뤄진다면 설이나 3·1절 특사가 거론되지만 반발이 커질 경우 하반기에나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한 지도부 인사는 “논의가 촉발된 만큼 국민적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양민철 이가현 박재현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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