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볼lab] M1 달고 ‘생태계 파괴종’ 등극한 맥북에어

M1 맥북에어 일주일 사용기


애플이 직접 설계한 M1 칩셋의 위력은 대단했다. 속도는 정말 빨랐고, 배터리는 놀라울 정도로 오래갔다. 아직 대중에겐 아직 낯선 맥OS를 써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앞으로 몇 년 안에 맥북의 점유율이 크게 오를 것은 분명해 보인다. M1이 탑재된 맥북에어를 일주일간 써보고 내린 결론이다.

애플이 중앙처리장치(CPU)를 인텔에서 M1으로 바꾼다는 건 관련 프로그램도 모두 M1용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미다. CPU는 각자 명령어를 해석하는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인텔이 영어라면, M1은 스페인어인 식이다. 애플이 맥북에 10년 이상 인텔 칩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맥북용 프로그램은 대부분 인텔용으로 만들어져 있다.

일단 애플이 직접 만들어 맥북에 기본으로 설치한 M1용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누르면 실행된다. 보통은 잠깐의 딜레이라도 있는데, 이마저도 없는 느낌이다. 여러 프로그램을 돌아가며 실행해도 렉이 걸리지도 않았다. 최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처럼 빠릿하다.

M1은 단순히 CPU만 있는 게 아니라 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뉴럴엔진, 통합 메모리 등이 한 곳에 모인 칩셋이다. 특히 통합 메모리는 기존 CPU가 일하는 방식과 달리 칩셋 안에서 작업이 한 번에 처리돼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기술적인 부분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메모리 관리 방식이 달라지면서 성능이 좋아졌다고 이해하면 될 듯 하다. 적은 메모리로도 뛰어난 성능을 구현하는 것도 메모리 관리 방식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할 때 발군이었다. 별도의 외장 그래픽이 없고, 메모리도 8GB에 불과함에도 처리 속도가 고가의 장비와 견주어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맥북에어 한 대면 4K 동영상 편집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인텔 용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로제타2’라는 앱으로 번역한 뒤 실행된다. 별도로 실행할 필요는 없고, 최초 실행시 자동으로 M1에서 실행되게 변환된다. M1 전용 프로그램 만큼은 아니지만 특별히 속도가 저하된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아무리 빠르다고 한들 대부분 윈도 OS를 쓰는 노트북 사용자 입장에서 맥북은 여전히 거리감이 있다. 하지만 아이폰 덕분에 애플 생태계에 발을 들이는 진입장벽은 낮아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M1으로 변경은 아이폰-아이패드-맥북이 동일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통합된다는 의미여서 향후 노트북 시장에서 맥북 입지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에 들어간 A시리즈와 M1은 모두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같은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셈으로, 실제로 M1 맥북에어에서는 아이폰 앱을 실행할 수 있다. 아이폰에서 은행, 증권 등의 업무를 봤다면 M1 맥북에어에서도 동일하게 쓸 수 있다. 또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면서 앞으로는 웹표준 기반의 보안이 활성화할 전망이어서, 꼭 윈도 OS를 쓰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편집 같은 전문 프로그램을 쓰려면 별도로 공부를 해야겠지만, 웹서핑, 문서작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같은 기본적인 용도라면 금방 적응해 맥북을 쓰는 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M1 맥북에어는 애플 답지 않게 ‘가성비’까지 갖추고 있다. 맥북에어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은 126만원으로 8GB 메모리에 256GB 저장공간을 갖추고 있다. 상위 모델인 맥북프로와 같은 M1 칩셋을 쓰기에 성능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M1이 발군의 성능을 내주는 덕분에 ‘윈텔’(인텔 CPU에 윈도가 탑재된 PC) 프리미엄 제품보다 성능이 좋다.

애플은 M1이 탑재된 맥북에어와 맥북프로를 동시에 선보였다. 과거에는 성능에서 체급차이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둘 다 M1이 들어가면서 차이가 없어졌다. 굳이 차이를 들자면 맥북프로가 100니트 정도 화면이 더 밝고, 냉각을 위한 쿨러가 탑재됐다는 정도다. 맥북에어도 장시간 사용해도 발열이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맥북프로를 선택하면 된다.

최근 ‘빅서 게이트’로 논란이 됐던 애플의 사후관리(AS) 정책만 아니라면 M1 맥북에어를 선택을 망설일 이유도 없어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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