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 이건 코로나 냄새? 개의 놀라운 후각 [개st상식]

"킁킁, 잘하면 거짓말의 냄새도 맡을 수 있겠는데요?" 개들의 후각은 정밀 기계보다 성능이 우수하다. 미 PBS 뉴스

개들은 지구 생물체 중 가장 정밀한 후각을 지녔습니다. 인간보다 1만배나 냄새를 잘 맡는 개의 코는 올림픽 수영장 20개를 채운 물에 액체 한 방울만 떨어뜨려도 알아차리죠.

개 코의 정확도는 첨단 수질측정 장치보다도 우수합니다. 기계로 검출되는 오염물질은 100만분의 1 수준인데 개 코는 그보다 1000배나 정밀한 1조분의 1까지 걸러냅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암세포 냄새까지 맡는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살아있는 후각 탐지기, 개 코의 놀라운 성능을 살펴보겠습니다.

후각수용체, 인간의 50배…냄새를 놓치지 않아요

동물의 코에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 분자들을 감별하는 후각 수용체가 달려 있습니다. 후각 수용체의 개수가 많을수록 더 정밀하게 냄새를 감지할 수 있죠. 이러한 후각 수용체가 인간의 코에는 600만 개가 달렸는데, 개의 코에는 그 50배인 3억 개가 담겼어요.

개의 뇌는 냄새의 종류를 다양하게 인식할 수 있어요. 뇌의 후각신경구는 감지된 냄새를 분석하는 신경체인데 개의 것이 인간보다 약 40배나 더 크답니다. 그래서인지 개들은 새로운 냄새를 맡는데 큰 흥미를 느끼며, 평상시 산책이나 탐지견 역할을 무척 즐기죠.

"말 걸지 마세요. 저 냄새 맡는 중이거든요" 사냥개 출신인 비글은 대표적인 탐지견이다. 냄새를 맡느라 걷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여서 '3보 1킁킁'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BIOSCENTDX

개는 기계보다 뛰어난 탐지능력을 지녔습니다. 수질 측정 장비가 100만분의 1 농도(ppm)의 정밀도를 보이는데 개들은 1조분의 1 농도(ppt)에서 물질을 찾아내죠.

개의 코는 냄새 맡는 방식도 다릅니다. 인간의 코는 들이마신 숨을 즉시 내뱉는 직선 형태인데요. 따라서 냄새를 오랫동안 분석할 수 없답니다. 반면에 개 코의 내부는 나선 형태이므로 내뱉는 공기가 소용돌이치면서 오랫동안 머무릅니다.

개들은 다양한 탐지견으로 길러집니다. 마약 탐지견, 폭발물 탐지견, 실종자 수색견, 심지어 문화재를 갉아먹는 해충 흰개미의 페로몬을 감지하는 전문 탐지견도 있답니다.

킁킁, 암세포 냄새도 맡아요

훈련을 통해 더욱 정밀해지는 개들의 후각, 그 한계는 어디일까요? 2000년 이후 과학자들은 암, 당뇨, 결핵 그리고 말라리아 같은 인간의 질병을 냄새만으로 감지하는 개 훈련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얻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의 의약 회사 바이오센트(BIOSTSCENTDX)의 지난 2019년 연구가 가장 유명합니다. 당시 연구를 위해 4마리의 비글이 건강한 사람의 혈액과 폐암 말기 환자의 혈액 냄새를 구별하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저에게 의사 가운을 입혀주세요" 비글은 훈련을 받으면 암환자의 혈액 냄새를 분간할 수 있다. BIOSCENTDX

훈련 뒤 3마리의 비글은 96.7%의 정확도로 폐암 검체와 정상 검체를 골라냈어요. 실패한 1마리는 애당초 후각 훈련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경우였죠. 연구 책임자인 헤더 준키라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연구로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두 가지 길이 열렸다. 하나는 개의 후각을 활용해 암을 검진하는 방법, 그리고 개가 냄새 맡을 수 있는 화합물이 암세포에 반응하도록 시약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개의 후각만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한다니 참으로 신속하고 저렴한 검사 방법이군요. 바이오센트는 현재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의 샘플을 개들이 골라내는 실험도 진행 중입니다.

코로나 탐지견, 곧 등장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탐지견 훈련도 진행 중이에요. 영국 잉글랜드의 시민단체 매디컬디텍팅도그는 “정부로부터 50만 파운드(약 74억원)을 지원받아 코로나 탐지견을 육성하고 있다”고 지난달 공개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우리가 잡을게요" 영국 시민단체 매디컬디텍팅도그가 육성 중인 코로나 탐지견들. 영국 가디언지

20년간 바이러스의 냄새를 연구한 연구원 제임스 로건은 “바이러스마다 독특한 냄새가 난다. 결핵은 오래 묵은 빵 냄새, 황열병은 정육점 날고기 냄새가 난다”고 설명한 뒤 “코로나 바이러스의 냄새는 달짝지근한 것에 가깝다”고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죠.

현재 로건 연구원이 담당한 탐지견들은 양말, 티셔츠, 마스크 등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물건 냄새를 맡으며 훈련 중입니다. 탐지견들이 접하는 샘플에는 중증 감염자, 무증상 감염자를 비롯한 그들을 돌보던 의료진, 자원봉사자의 물건까지 다양하게 섞여 있답니다.

코로나 탐지견을 훈련하는 매디컬디텍팅도그의 공동설립자, 제임스 로건(왼쪽) 위생학 연구원과 클레어 게스트(오른쪽). 영국 가디언지

로건 연구원은 “코로나 탐지견을 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장소에 배치하는 게 목표”라며 “공항, 스포츠 경기장, 기차역, 요양원, 대학 등에 보내고 싶다”고 밝혔죠.

영국의 탐지견들은 올해 초 실전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답니다. 탐지견의 “킁킁” 한번에 확진자를 정확하게 가려내는 그 날을 기대합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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