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에 지쳐 거리로 나온 3세 여아…혹한에 내복차림

SBS 뉴스 화면 캡처

서울의 기온이 영하 19도의 북극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일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내복 차림으로 거리로 나온 3세 여아가 한 시민에 의해 구조됐다. 아이는 집 앞 편의점에서 서성이다 행인에게 “도와 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SBS는 지난 8일 오후 5시40분쯤 서울 강북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내복 차림의 3살짜리 여자아이가 한 시민에 의해 발견돼 구조했다며 관련 영상을 9일 공개했다. 공개된 편의점 내 CCTV를 살펴보면 한 여성이 여자아이를 옷으로 감싼 채 편의점 안으로 들어온다.

옷이 흘러내리자 내복만 입은 아이의 모습이 드러난다. 대소변으로 젖은 바지가 부끄러운 아이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고 SBS는 전했다. 이 아이는 길에서 떨고 있다가 지나가던 시민에게 발견됐다. 이 시민은 매체에 “눈이 쌓인 거리에서 아이가 울면서 도와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루종일 한 끼도 챙겨 먹지 못한 아이는 북극한파로 영하 15도가 넘는 추위에 내복 차림으로 집 밖을 나왔다. 집에서 100m 정도 떨어진 편의점 앞에서 발견됐다.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나왔던 아이는 출입문 비밀번호를 몰라 다시 집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집 근처 편의점 주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취지의 증언을 하기도 했다. 편의점 주인은 SBS에 “‘뭐지’ 했는데 지난달에 왔던 그 애더라”며 “지난달에는 어제보다 더 늦은 시간에 애가 ‘엄마 엄마’ 하면서 엄청 크게 울면서 여기 들어왔었다. 문 앞에 쪼그리고 계속 울더라”고 했다.

출동한 경찰은 아이를 즉시 분리 조치했다. 한참이 지나 귀가한 아이 엄마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학대는 오해라고 했다. 아이 엄마는 SBS에 “쓰레기도 모아놓고 버리다 보니까 제대로 다 버려지질 못했고 그러다 보니까 오해가 더 생긴 거다”라고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아이는 엄마가 출근한 뒤 9시간 넘게 혼자 있었고 잠시 집 바깥으로 나왔다가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집 내부는 청소가 안 된 상태였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친모를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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