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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열차 출발”…바이든, 초반 임기 묻힐까 ‘속내복잡’

민주당 장악 하원, 이르면 12일 트럼프 탄핵안 표결
탄핵안 상원 송부는 바이든 취임 100일 이후 검토
바이든, 탄핵 이슈가 취임 초반 집어삼킬까 걱정
탄핵에 발 뺄 경우 민주당 지지자들 등돌릴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조지아주 달튼에서 열렸던 공화당 후보들 지지 유세에 참석해 성조기를 마주보고 서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를 놓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곧 집권당이 될 민주당이 고민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를 둘러싼 논란이 바이든 당선인에겐 가장 중요한 대통령 취임 초반기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휩싸인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 입장에선 초반 임기를 염려하다가 트럼프 탄핵에 미적댈 경우, 탄핵을 지지하는 대다수 민주당원들의 지지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CNN방송이 바이든 측근 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으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일정이 촉박해 바이든 취임 이전에 트럼프 탄핵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것이 바이든 당선인과 민주당이 안고 있는 고민의 출발점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일단 이번 주 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고,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0일이 지난 뒤 상원에 탄핵안을 송부해 트럼프 탄핵을 완료하겠다는 ‘시간차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의 대통령 초반 임기도 지키고 트럼프도 탄핵시키는, 두 마리 도끼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미국에선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탄핵안이 가결돼야 탄핵안이 효력을 발휘한다.

대통령 퇴임 이후에 탄핵이 되더라도 트럼프가 입을 피해는 막심하다. 향후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으며,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잃는다.

“탄핵 열차는 출발했다”…하원, 이르면 12일 탄핵 표결

트럼프 대통령이 유례가 없는 의사당 습격을 부추겼다는 책임론이 커지면서 그에 대한 탄핵 움직임은 되돌릴 수 없는 물줄기가 됐다.

바이든 당선인과 가까운 한 인사는 “탄핵을 향한 열차가 이미 출발했다”고 CNN방송에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 AP뉴시스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인 제임스 클라이번 의원은 10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하원의 트럼프 탄핵 표결 시점과 관련해 “아마도 화요일(12일)이나 수요일(13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주에는 그것(하원 표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의 탄핵소추안 통과 요건은 과반 찬성이다. 이미 민주당이 하원 전체 435석 중 절반을 넘는 222석을 차지하고 있어 트럼프 탄핵안 하원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안 초안 작성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의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의 (트럼프) 탄핵안에 195명의 하원의원이 지금 서명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임기 100일 지난 뒤 탄핵안 상원 송부 검토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과 민주당은 트럼프 탄핵 이슈가 바이든 초반 임기를 뒤흔들어 놓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미국인들의 관심이 트럼프 탄핵 문제에 쏠릴 경우 대통령 취임 초반기에 코로나19 대응과 미국 경제회복에 온힘을 쏟아붓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구상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 100일 뒤에 하원 탄핵안을 상원에 송부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클라이번 의원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원에서 탄핵안 표결을 할 것”이라면서도 “상원에 탄핵안을 이송하는 최고의 시점이 언제인가 하는 여부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이번 의원은 이어 “하원의 탄핵안이 (바이든이 대통령에 취임한지) 100일 이전에 상원에 송부되지 않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에게 그의 정책을 추진하고 운영할 100일의 시간을 줄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시간(취임 100일) 뒤에 탄핵안을 (상원에) 송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8일(현지시간) 정권인수위원회 임시 본부로 사용하고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극장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AP뉴시스

바이든, 탄핵 지지 민주당원과 국정운영 사이에 끼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탄핵과 관련해 “의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CNN방송은 바이든 당선인의 참모들을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탄핵 이슈와 관련한 해법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디어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은 의회의 트럼프 규탄결의안이다. 규탄결의안은 탄핵처럼 민주당·공화당이 싸울 가능성이 적어 초당적 합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약발이 약하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트럼프 탄핵 추진을 막을 방법도 없다. 바이든의 한 측근은 “탄핵을 중단시키려는 노력은 실패할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의 (트럼프 탄핵을 지지하는) 진보주의자들과 대다수 민주당원이 바이든에 등을 돌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CNN방송에 말했다.

CNN은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경제를 회복시킬 목적의 대규모 경기부양법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친정인 공화당에선 상원의원 2명이 트럼프 하야를 주장하고 나섰다. 공화당의 팻 투미 상원의원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통령직 사임을 촉구했다. 앞서 리사 머카우스키 공화당 상원의원도 트럼프 하야를 주장했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 전체 의석이 100석이므로, 67명 이상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현재 상원 의석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 동수다. 공화당에서 17명 이상의 이탈표가 필요한 실정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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