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 상해” 법의학 교수가 전한 끔찍한 정인이 사건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과 남부지방법원 앞에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며 근조화환과 바람개비를 설치하고 있다. 법원은 13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씨의 첫 공판을 연다. 연합뉴스

‘정인이 학대 사망사건’과 관련해 양모에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 중인 검찰이 법의학 전문가들로부터 감정서를 제출 받았다. 일부 전문가는 늑골 골절 등 반복적으로 행해진 학대 흔적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한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검은 11일 정인이의 사인에 대해 재감정을 진행한 법의학 전문가의 감정서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수령한 감정 결과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결과를 반영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재감정에 참여한 한 법의학 교수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에 A4 용지 17장 분량의 감정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는 “같은 부위에 골절이 여러 군데 있고 중간중간 겹쳐 있었다”며 “손상이 입양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의성 증명’ 등에 대해선 권한 밖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고의성 여부를 밝히는 건 법의학자의 영역이 아니다”며 “기록을 바탕으로 어떤 손상이 있었고 피해자의 반응은 어땠을지, 생활영역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늑골 골절이 있다면 말도 기침도 제대로 못하고 숨도 쉬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웃지도 울지도 못한다”며 “그런 정황들에 대해 (감정서에) 언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오는 13일 열리는 양모 장모(34)씨의 첫 공판 전까지 법리 검토를 마치고 공소장 변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달 기소 당시 장씨가 ‘불상의 방법’으로 정인이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던 검찰은 정인이가 췌장절단 등 복부 손상으로 숨졌다는 부검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아동학대 전담 수사 부서를 확대하고, APO(학대예방경찰관) 사기진작과 전문성 강화 등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청 내에 학대예방계를 설치하는 것과 별도로 여성범죄를 전담하는 시·도경찰청 소속 특별수사대의 기능을 확대해서 13세 미만 아동학대 범죄를 담당하는 방향으로 내부 의견이 수렴돼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별수사대 내에 아동학대범죄 전담팀을 별도로 두는 형태가 검토되고 있다.

아동학대 사건의 초기 대응주체가 되는 APO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도 뒤따를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해력과 아동·청소년 관련 학위나 자격증을 갖춘 직원을 APO로 선발하려 한다”며 “특진을 포함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경찰청 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현재 직무대리)이 공동위원장이 되는 아동학대 종합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각종 제도개선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 청장은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TF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체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우진 정현수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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