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변시 문제, 연세대 로스쿨 수업자료 맞다”

5일 변호사 시험 응시생들이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9일 치러진 제10회 변호사시험(변시)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모의시험 문제와 유사한 문항이 출제됐다는 의혹 일부가 사실로 확인됐다. 법무부의 2019년도 문제은행 작성에 참여한 연세대 로스쿨의 한 교수가 지난해 2학기 강의에서 해당 문제은행을 변형한 자료로 수업을 진행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법무부는 출제 과정에서 전국 25개 로스쿨의 중간·기말고사 문제를 제출받아 중복 여부를 확인했지만, 수업시간에 사용된 강의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11일 “2019년 변시 문제은행 출제위원이었던 해당 대학 교수가 지난해 2학기 자신의 강의에서 문제은행을 변형한 자료로 수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은행을 출제하면 해당 문제에 대한 모든 권리는 법무부에 귀속된다”며 “해당 교수로부터 ‘출제한 문제와 동일 또는 유사하거나 일부 내용만 수정한 문제를 학교와 학원의 특강·모의시험·시험 등에 출제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 받았다”고 덧붙였다. 법무부가 시험 출제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보다 사실상 해당 교수의 책임이 더 크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앞서 법률사무소 지음의 강성민 변호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변시 공법(헌법, 행정법) 과목의 기록형 시험에서 출제된 문제가 연세대 로스쿨에서 지난해 2학기에 진행된 공법쟁송실무 과목에서 나온 모의고사 및 강의 자료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 변호사는 “해당 문제는 시중 어느 교재에도 없다”며 “적나라하게 말씀드리면 변호사시험 문제에 대한 모범답안은 해당 로스쿨 자료에서 이름만 바꾸면 된다. 거의 100% 일치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변시는 유사 문항 출제 논란 이외에도 변시 응시자들에게 제공되는 법전에 밑줄을 칠 수 있도록 한 판단이 수험장과 시험 감독관마다 달라 공정성 논란도 제기됐다. 법무부는 그간 법전 줄긋기 행위를 부정행위로 간주해 왔었다. 이에 법무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응시자들에게 4일 동안 동일한 법전이 지급됐고, 줄긋기를 금지할 필요가 없어져 방침이 바뀐 사실을 지난 7일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일부 변시 응시생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은 11일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때 법전에 밑줄을 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정행위를 부추긴 것”이라며 추 장관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유사 문항 출제 논란을 최초로 제기한 강 변호사도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해당 교수 등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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