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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림은 팔이 꺾였지만 일본은 종주국 자존심이 꺾였다

하시모토, 결승서 안창림 팔 꺾는 무리한 공격
안창림 3번째 金…한국 이틀째 종합 1위
“안창림 팔에 작은 통증 느껴”

일본의 하시모토 소이치(왼쪽)가 안창림을 상대로 부상을 입힐 수도 있는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남자 유도 73㎏급 ‘간판’ 안창림(26·필룩스그룹)이 유도 종주국 일본의 강자 하시모토 소이치(29)를 무너뜨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창림은 경기 막판 오른팔을 완전히 꺾는 하시모토의 무리한 공격에 비명을 지르며 인상을 찌푸렸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는 않은 걸로 확인됐다.

안창림은 1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1 도하 마스터스 대회 둘째날 남자 73㎏급 결승에서 하시모토에 경기 시작 7분43초 만에 반칙승을 거두고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안창림과 하시모토는 인연이 깊은 사이다. 재일교포 3세인 안창림은 일본 쓰쿠바 대학에 재학하던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에서 도카이 대학의 하시모토를 만나 연장전 끝에 업어치기 절반승을 거뒀다. 하지만 한국 국적의 안창림이 유도에 대한 일본의 자존심에 흠집을 낸 탓인지 중요 대회 출전을 제한 받는 석연치 않은 일들이 이어졌고, 안창림은 귀화 제의를 뿌리치고 한국행을 택했다.

태극마크를 단 뒤에도 하시모토와의 맞대결은 이어졌다. 안창림은 하시모토에 2015년 쿠웨이트시티 아시아유도선수권에서 승리한 뒤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개인전·혼성 단체전에서 두 번 만나 모두 패했다. 하지만 2018년 후허하오터 그랑프리에서 절반승, 같은해 바쿠 세계선수권에서 한판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따내는 등 전적을 역전시켰다. 이날 경기 전까지 국제무대에서 5번(안창림 3승 2패)이나 붙어봤기에, 서로의 스타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팽팽한 잡기 싸움을 펼치는 안창림(왼쪽)과 하시모토. AFP연합뉴스

이날 결승전에서도 두 선수는 서로를 견제하며 잡기 싸움을 이어갔다. 4분의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갈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 속에 경기는 연장전(골든스코어)에 접어들었다. 치열했던 두 선수의 승부를 가른 건 하시모토의 ‘반칙’이었다.

하시모토는 연장전 3분43초 안창림에 소매들어 메치기를 시도하면서 오른팔 소매만을 잡았다. 허공에서 한바퀴 돌아 매트로 메쳐진 안창림의 오른팔은 하시모토의 상체에 눌려져 완전히 뒤로 꺾였고, “악”하는 비명을 지른 안창림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자칫 부상을 야기할 수도 있었던 무리한 공격. 심판은 하시모토에 반칙패를 선언했고, 치열했던 결승전은 다소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도쿄올림픽 메달 기대주 안창림은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진 않았다. 금호연 유도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창림은 작은 통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며 “하시모토가 연장전 들어 안창림보다 힘이 달리고 지친 기색이었는데, 급한 마음에 왼 팔은 잡지 않고 무리한 동작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해 안창림이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창림(오른쪽)이 메달 세리머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게양되는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왼쪽은 은메달을 딴 하시모토. AFP연합뉴스

안창림의 금메달로 한국은 전날 김원진·안바울에 이어 금메달만 3개째를 수확하는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이틀 연속 종주국 일본(2위·금2은4), 유럽의 유도 강국 프랑스(3위·금2은1동1)를 제치고 대회 종합 1위를 기록 중이다.

남자 81㎏급 랭킹 36위로 이번 대회 초청리스트의 마지막에 이름을 올리며 출전한 이성호(28·한국마사회)는 예선 3회전에서 랭킹 5위 강자 도미니크 레셀(독일)에게 반칙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준결승과 동메달결정전에서 랭킹 8위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 랭킹 2위 사기 무키(이스라엘)에 각각 한판·절반으로 패하며 아쉽게 5위에 머물렀다.

여자 70㎏급 랭킹 28위 김성연(29·광주도시철도공사)도 2회전에서 랭킹 2위 마고 피노(프랑스)를 절반으로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3회전에서 이 대회 금메달을 차지한 랭킹 10위 오노 요코(일본)를 만나 허벅다리걸기 절반·누르기 절반 종합 한판패를 당하며 아쉬운 7위에 그쳤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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