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불어닥친 고용한파, IMF 직후 수준까지 왔다

60대 빼고 전 연령 취업자 감소
정부 “고용 충격 확대에 깊은 우려”
홍남기 “마음 매우 무거워…필요시 추가 고용 대책”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 취업자 수가 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실업자는 역대 최대, 일시 휴직자도 통계 작성 이래 4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도 고용 충격 확대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추가 고용 대책 검토에 들어갔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2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62만8000명(-2.3%) 감소했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21년10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취업자도 2690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21만8000명(-0.8%) 줄었다. 지난달 17일 발표된 정부 전망치(-22만명)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연간 취업자 수 자체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1984년 오일쇼크로 인한 내수 침체(-7만6000명), 1998년 외환위기(-127만6000명), 2003년 카드 사태(-1만명),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8만7000명)에 이어 이번까지 다섯 번째다. 이 역시 1998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1월(56만8000명), 2월(49만2000명)까지는 상승세였던 취업자 수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크게 확산한 3월(-19만5000명)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 47만6000명까지 감소 폭이 확대됐다 5월(-39만2000명), 6월(-35만2000명), 7월(-27만7000명), 8월(-27만4000명)까지 축소되는 경향도 보였다.

그러다 코로나19 2차 확산 여파로 9월 취업자가 39만2000명 감소한 데 이어 10월(-42만1000명) 감소 폭이 더 커졌다. 11월(-27만3000명) 감소 폭이 작아졌지만 지난달 3차 확산으로 다시 크게 확대됐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만명·5.9%), 운수 및 창고업(5만1000명·3.6%), 농림어업(5만명·3.6%) 등에서는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그러나 대면서비스 업종인 도매 및 소매업(-16만명·-4.4%), 숙박 및 음식점업(-15만9000명·-6.9%), 교육서비스업(-8만6000명·-4.6%) 등은 코로나19 한파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세 업종 모두 2013년 통계 개편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만 취업자가 증가하고 다른 연령층에서 모두 감소했다.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 취업자가 감소한 건 1998년 이후 처음이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37만5000명 증가했다. 반면 20대(-14만6000명)는 1998년(-56만3000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크게 뒷걸음질했다. 이에 따라 청년층(15~29세) 취업자도 1998년(-61만6000명) 이후 가장 많은 18만3000명 감소했다.

30대(-16만5000명)도 2009년(-22만2000명) 이후 1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으며 40대(-15만8000명)와 50대(-8만8000명)도 쪼그라들었다. 50대 감소 폭 또한 1998년(-13만7000명) 이후 가장 컸다.

작년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고용률은 60.1%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p) 내려갔다. 2013년(59.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전년보다 0.9%p 하락한 65.9%를 보였다.

지난해 실업자 수는 110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5000명(4.2%) 증가했다.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실업자 수는 2016년(100만9000명), 2017년(102만3000명), 2018년(107만3000명), 2019년(106만3000명)에 이어 5년 연속 100만명을 넘어섰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4.0%로 1년 전보다 0.2%p 상승했다. 2001년(4%)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3.6%로 전년(11.8%)보다 1.8%p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25.1%로 전년보다 2.2%p 올랐다. 두 지표 모두 201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대치다.

일시휴직자는 83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43만명(105.9%) 늘었다. 일시휴직자 규모와 증감 폭 모두 198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일시휴직자는 무급휴직이어도 복귀가 확실하고 무급 기간이 6개월이 넘지 않으면 취업자로 집계된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45만5000명(2.0%)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 역대 최대다. 증가 폭은 2009년(49만5000명) 이후 가장 컸다.

이 중 쉬었음 인구는 28만2000명(13.5%) 증가했다. 구직 단념자도 전년보다 7만3000명 늘어난 60만5000명으로 조사됐다. 구직 단념자 규모는 2014년 개편 이래 가장 많았다.

최악의 고용 상황이 눈앞에 드러나자 정부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고용 충격이 더 확대된 점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난해 12월 고용 동향을 전하면서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실직과 소득 감소의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를 크게 입은 고용 취약계층의 아픔을 덜어드리는 데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침 일찍 관계장관들과 녹실회의를 열어 고용 상황을 진단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며 “2020년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고용지표에 저를 포함한 참석자들 모두의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방역을 강화하면 이어서 고용 충격이 커지는 양상으로 전개됐다”며 “강화된 거리두기가 아직 지속되고 있고 고용의 경기 후행적 특성을 감안할 때 연초 고용 상황도 마음 놓을 수 없다. 필요하면 추가 고용 대책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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