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온실가스 작년 10% 줄어… 2차대전 이후 최대 감소

코로나19 없었다면 3% 감소 추정
2020년 감축량으로 낙관적 전망해선 안 돼


지난해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0.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일시적 효과일 뿐 탄소 집약적 산업구조의 변화 없이는 당장 올해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CBS방송은 12일(현지시간) 경제 및 정책 연구업체 ‘로듐 그룹’이 발표한 ‘2020 미 온실가스 추정 배출량’ 보고서를 인용해 “2020년 코로나19로 미국 내 많은 도시들에 다양한 단계의 봉쇄 정책이 내려지는 등 경제가 마비되면서 직전해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3%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1945년 2차 대전 종료 후 70여년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것이다.

로듐 그룹은 2020년 내내 코로나19 팬데믹이 실시간 에너지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량 덕에 미국은 2009년 코펜하겐 협정에서 2020년까지 줄이기로 약속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게 됐다. 협정에 따르면 2020년까지 미국은 2005년 배출량 대비 온실가스를 17% 줄이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로듐 그룹이 발표한 감축 추정치를 합산할 경우 미국은 2005년 배출량과 비교해 온실가스를 21.5% 줄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듐 그룹은 운송과 전력, 산업 등 3가지 주요 온실가스 배출 분야들이 지난해 감염병 억제를 위한 중단 조치로 ‘역사적 수준’의 타격을 입으면서 온실가스 초과 감축이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2020년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운송 분야의 배출량은 2019년에 비해 14.7%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2020년의 획기적 감축치를 보고 미국이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새로 약속한 감축 목표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취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공언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2025년까지 2005년 배출량 대비 온실가스를 26~28% 줄이기로 한 약속을 다시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듐 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경기침체가 없었을 경우 2020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단 3% 정도 감소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 수치보다 7%포인트 가까이 낮다. 그마저도 따뜻한 겨울로 예년에 비해 난방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보고서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이 유통되고 있어 2021년 올해 인류의 경제활동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경제의 탄소 의존성에 의미 있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입장도 비슷하다. WMO는 최근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면서 총 배출량은 전년 대비 17% 감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월 단위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미 지난해 9월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다. 중국 등지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다시 늘어났다는 것이다.

로듐 그룹에서 기후 연구를 이끌고 있는 케이트 라르센은 “경제적 봉쇄로 인한 고통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지속가능하고 올바른 방법이 될 수 없다”며 “우리가 다시 또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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