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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천산갑 탓” 英총리 지적하자…中 돌연 발끈

2017년 8월 밀수됐다 태국 세관에 적발된 천산갑. AP 뉴시스

지난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바이러스의 기원으로 천산갑 식용 문화를 지적하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존슨 총리가 자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천산갑의 최대 수요국가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지난 11일 각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 등 30여 명과 가진 ‘원 플래닛 서밋’ 온라인 회의에서 “코로나19는 박쥐나 천산갑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천산갑의 비늘을 먹으면 강해진다는 사람들의 미친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간 천산갑이 코로나19 중간숙주라는 가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천산갑에서 코로나19와 유전자 배열이 거의 같은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게 근거다.

존슨 총리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일리아드’를 언급하며 코로나19가 당시 그리스인들을 강타한 최초의 전염병과 같은 인수공통 감염병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존슨 총리는 “(코로나19는) 인간과 자연 세계의 관계가 불균형해지면서 생긴 것”이라고 했다.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지난 4일(현지시간) 런던 북부의 체이스 팜 병원을 방문해 간호사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주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에 중국 정부는 즉각 발끈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근거 없는 추측이나 과장된 논쟁은 코로나19 기원을 밝히려는 국제협력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존슨 총리를 겨냥했다. 비자 문제를 들어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팀의 입국 허가를 미뤄오던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코로나19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화난수산시장에서 처음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호주 등 서방국가들은 중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인 만큼 팬데믹 사태를 책임지라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은 우한은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곳일 뿐 기원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나아가 바이러스가 연어 같은 수입 냉동식품을 통해 중국에 유입됐다고 맞선다. 백신 접종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1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국제공항에서 보호복을 입은 방역당국 관계자가 대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한편 WHO 조사팀은 애초 예정일보다 9일 늦은 이날 중국에 도착해 현지 과학자들과 공동 연구에 들어간다. 바이러스 샘플을 모으고 감염자를 인터뷰한다는 계획이지만 정보수집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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