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 넣을 튜브 식도에 넣어 영아 사망…병원 손배 책임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관 흡인 튜브를 식도에 잘못 넣어 영아를 숨지게 한 대학병원 측이 유족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항소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3민사부(재판장 김태현 부장판사)는 의료과실로 숨진 영아의 부모 A, B씨와 언니 C양 등 3명이 조선대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조선대 측이 원고에게 총 2억7700여만원(상속분·위자료·장례비 포함)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었다.

A씨와 B씨의 딸은 2016년 1월 7일 기침 증세로 조선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의료진은 ‘급성 세기관지염’으로 진단했고 약물치료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다음 날 딸의 기침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폐렴과 청색증이 더해져 지역의 한 병원을 거쳐 다시 조선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날 검사에선 호흡기세포 융합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A, B씨 딸은 치료 사흘 만인 1월 11일(당시 생후 1개월6일)에 기관 내 삽관·흡인(인공호흡기를 유지한 상태에서 폐쇄형 기관 흡입)을 하는 과정에서 숨졌다. 의료진이 기관 흡인을 시행하던 중 삽관 튜브를 잘못 건드려 식도로 들어갔고, 산소 공급이 중단돼 저산소증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조사 결과 사건 당시 영아의 기관에 삽관된 튜브는 적당한 깊이보다 얕게 들어가 있어 빠지기 쉬운 상태였다.

재판부는 “각 증거와 조사 내용, 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보완 결과 등을 종합하면 의료진은 충분한 깊이의 기도 삽관과 위치 표시를 잘 유지하지 못했다. 기관 흡인 당시 튜브를 빠지게 했고, 빠진 튜브를 제때 기도에 다시 삽관하지 못해 저산소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원고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또 재판부는 “영아에 대한 기도 삽관·흡인이 어려운 특성, 기관 흡인의 전후 사정·진행 경과, 숨진 아이의 건강 상태·예후, 손해배상제도 이념 등에 비춰 사망 사고로 인한 피고의 책임 비율을 6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당시 영아에게 폐쇄형 기관 흡인을 한 이 병원 간호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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