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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이낙연 ‘대망론’…텃밭도 급락, 반등계기 있나

이재명-이낙연 호남서 ‘역전’
이낙연 “양정철과 구체적 얘기 안해”
호남 일각 “큰 시각으로 봐야”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당내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가운데 이 대표의 정치적 텃밭인 호남 민심마저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선 역대 국무총리들이 대권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총리 징크스’까지 거론되는 양상이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지난해부터 이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특별사면을 건의했다는 소식이 17일 전해지자 지지층 여론은 또 다시 출렁였다.

이 대표가 즉시 “양 전 원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그런 구체적 얘기를 나누진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친문 커뮤니티에선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전날 왜 사면론이 다시 거론되느냐”는 반발이 쏟아졌다. 최근 양 전 원장에 대해 ‘문 대통령이 쳐낸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던 손혜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양정철씨, 이제 겁나는 게 없구나”라고 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사면론이 과거 ‘대연정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한다는 말도 나온다.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민 통합을 목표로 대연정을 제안했지만, 야권은 물론 지지층까지 강하게 반발하며 지지율 하락세만 가속화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던진 사면론 역시 적전분열 양상으로 논의가 엇나가고 있다. 중도층 호응도 시들한 상황이어서 이 대표가 공들였던 중도실용 이미지도 자리를 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사면론이 불거진 이후 이 대표의 지지율 하락세는 호남 지지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이 대표 지지율은 10%에 그쳤다. 이 지사(23%)와 윤석열 검찰총장(13%)에 이은 3위에 머물렀다.

특히 이 대표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광주·전라) 지지율은 21%로 1년 새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지사(28%)와 비교해 오차범위(±3.1%포인트) 밖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6월 같은 조사에서 이 대표와 이 지사의 호남 지지율은 각각 49%, 10%였다. 불과 7개월 만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일부 호남 의원들은 ‘이낙연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광주 동구남구을)은 지역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당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고, 김대중 대통령 이후 호남의 재목”이라며 “큰 시각에서 봐주는 것도 필요하다”며 지지 목소리를 냈다.

한 호남 지역 의원은 “이 대표가 사면론을 고집하는 것도 아닌데, 지나치게 (비판 쪽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라며 “문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지지율이 8%까지 떨어진적이 있다. 사면론이 수습되면 지지율도 복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지지율 하락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 대표 측은 대선 출마를 위해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3월까지 이익공유제·신복지체계 등 ‘이낙연표 정책 브랜드’로 지지율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면론과 이익공유제 등을 언급하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친문 지지층 반발도 잦아들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권 주자로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 대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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