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렛 잇 비 프로듀서’ 필 스펙터 수감 중 사망


팝 음악에 막대한 영향력을 남긴 전설적인 레코드 프로듀서 필 스펙터가 81세로 사망했다.

미 연예매체 TMZ는 현지시간으로 17일 스펙터가 전날 캘리포니아주(州)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2003년 여배우 러나 클랙슨 살해로 수감 중이었던 스펙터의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1939년 뉴욕에서 출생한 스펙터는 10대 시절 밴드를 결성해 5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초대형 히트를 기록한 뒤 작곡가·프로듀서로 전향했다. 스튜디오 녹음 과정에서 개별 악기가 내는 소리를 반복해서 녹음한 뒤 쌓아 올려 사운드를 풍성하게 하는 편집기법을 개발해 60년대 최고의 음반 제작자로 명성을 굳혔다.

스펙터의 편집기법은 ‘월 오브 사운드(Wall of Sound)’란 명칭으로 팝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편집기법은 그의 이름을 따 ‘스펙터 사운드’로도 불린다. 비치보이스를 비롯해 스웨덴의 아바도 스펙터 사운드에 영향을 받았다고 스스로 공개했다.

그가 레코드 업계를 넘어 일반인에게도 유명하게 된 것은 70년 발표된 비틀스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렛 잇 비’를 제작하면서부터다. 초창기의 단순한 로큰롤 사운드로 앨범을 내고 싶다는 폴 매카트니의 희망과는 달리 스펙터는 비틀스의 연주 위에 현악기와 관악기 등의 연주를 덧붙이는 등 자신의 취향에 맞춰 노래들을 편집했다.

특히 매카트니는 스펙터가 ‘롱 앤드 와인딩 로드’에서 오케스트라 반주와 합창을 삽입한 것에 격분해 앨범 발매를 막으려고 하기도 했다. 매카트니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스펙터는 존 레넌과 조지 해리슨의 솔로 앨범을 제작하면서 명성을 이어나갔다. 레넌의 대표곡인 ‘이매진’도 스펙터가 레넌과 함께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80년대 이후 사실상 은퇴상태였던 스펙터는 지난 2003년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발생한 여배우 클랙슨 사망 사건으로 체포됐다. 그는 클랙슨이 자살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2009년 2급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최소 19년형이 선고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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