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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오늘 ‘운명의 날’…준법감시위 변수 될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약 4년에 걸친 재판 끝에 18일 파기환송심 선고를 받는다.

파기환송심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삼성 준법감시제도’가 실제 양형으로 반영될지에 따라 실형과 집행유예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이날 오후 312호 중법정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17년 2월 구속 기소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총 298억원의 뇌물을 건네고 213억원을 건네기로 약속했다고 판단했다.

1심은 전체 뇌물액 가운데 최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 72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16억원 등 총 89억원을 유죄(뇌물 공여)로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액수 중 상당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36억원만 뇌물액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형량도 대폭 낮아져 이 부회장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항소심에서 무죄로 본 정씨의 말 구입비 34억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16억원 등 50억여원을 유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뇌물 액수는 모두 86억여원이 된다.

연합뉴스

혐의에 관한 판단은 사실상 대법원에서 이미 내려진 것으로 볼 수 있어 파기환송심에서는 이 부회장의 양형, 즉 형벌의 정도를 두고 특검과 변호인단의 공방이 벌어졌다.

유죄로 인정된 액수가 파기환송 전 1심보다 적고 2심보다 많아 1심의 실형(징역 5년)과 2심의 집행유예(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하는 등 중형을 요구한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파기환송심 재판 중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설치와 대국민 사과 등의 노력을 들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재판부는 첫 공판에서부터 “삼성그룹 내부에서 기업 총수도 무서워할 정도의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가 작동됐다면 이 법정에 앉아 있는 피고인들뿐 아니라 박 전 대통령, 최씨도 이 사건 범죄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과 삼성 측에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재벌체제 폐해 시정 ▲혁신기업으로의 변화 등 세 가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이후 삼성그룹은 준법·윤리 경영을 위한 독립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했고, 재판부는 운영 평가를 위해 ‘전문심리위원’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실효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결국 이 부회장의 운명은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에 대한 재판부 판단과 이를 어느 정도 양형에 반영할지에 달려 있다.

파기환송심 선고에 불복할 경우 재상고해 대법원 판단을 다시 받을 수 있지만 이미 한 차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을 거친 점을 고려하면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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