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탈모’ 여성, 임신 시 유산 위험 높다

일반 임산부 보다 임신 1000건당 유산 약 30건 증가

자가면역질환 탈모로 임신 시 면역회피 능력 소실 등 영향

게티이미지뱅크

원형 탈모를 앓은 임산부는 유산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성 원형 탈모 환자는 임신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팀은 산부인과 이승미, 김세익 연구 교수와 원형 탈모증이 임신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원형 탈모는 원형의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갑자기 빠지는 증상이다. 악화되면 두피의 모발 전체가 빠지기도 하며 때로는 눈썹, 속눈썹, 음모, 체모가 다 빠지는 경우도 있다.

전체 인구의 1.7% 정도가 평생 한 번은 원형탈모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0%는 20세 이전에 첫 증상이 나타나고 10% 정도에서는 만성적으로 재발한다.

흔히 스트레스가 원형 탈모의 원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약간의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주된 원인은 아니다.

원형 탈모는 면역세포가 모낭(털 주머니)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해 머리카락을 빠지게 만드는 자가 면역질환이다.

연구팀은 2016~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원형 탈모증 임산부 4552명과 원형 탈모증이 없는 임산부(대조군) 50만8345명을 비교 분석했다.
뱃속 태아가 있는 임신부와 출산 후 산모를 포함해 연구가 이뤄졌다.

그 결과 일반 임산부와 비교해 원형 탈모를 앓은 임산부에게 임신 1000건당 유산되는 경우가 약 30건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조군보다 자궁외 임신율과 자연 유산율 모두 유의미하게 높았다. 다만 난임과의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임신 중 산모의 건강상 문제는 없었다.

연구팀은 원형 탈모가 여성의 출산에 있어 유의미한 위험스러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형 탈모가 임신 결과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설명된다.
모낭과 임신한 자궁은 면역거부반응으로부터 자유로운 ‘면역 특권’을 가지고 있는데 면역체계의 변화로 회피 능력 소실, 임신유지와 모낭 형성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케모카인과 T면역세포의 영향, 다른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성 등이다.

임신 결과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으로 전신 루푸스, 항인지질항체증후군, 자가면역 갑상샘질환 등이 있다.
이런 질환들에서 유산이나 조산 등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됐다. 다른 자가면역 피부질환인 백반증 환자에서도 자연 유산의 위험이 커진다고 보고된 바 있다.

권오상 교수는 “원형탈모가 단순히 피부의 문제뿐 아니라 임신 결과와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여성 원형탈모 환자는 임신 시 주의사항을 더욱 준수하고 산부인과 의사와 지속적인 진료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연구학회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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