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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앞둔 동생이 새해 첫날 음주뺑소니에 떠났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새해 첫날 음주운전 사고로 동생을 잃은 언니가 “가해 운전자는 사고가 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며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고 밝혔다.

숨진 피해자의 언니 A씨는 17일 뉴스1에 “동생을 잃은 슬픔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화 인터뷰 내내 눈물을 쏟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언니 내일 만나’라는 말이 유언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면서 “실감을 못 하다가 2주 넘게 보일러 꺼진 동생 방을 보니 이제서야…”라고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동생은 미용 관련 학과를 졸업한 뒤 창업을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스스로 창업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으로 야간 편의점, 음식점 서빙, 미용실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했다. 여유 시간이 생기면 매장 관리, 마케팅 등을 공부했다. 그렇게 지난해 말 매장 건물 임대 계약을 했고 이달 중순 개업할 예정이었다.

사고 발생 6시간 전인 1일 오후 동생은 가족들에게 매장 상호를 소개했다고 한다. 자신의 이름에 ‘세상의 빛을 그려내고 싶다’는 의미를 더해 ‘다그림’이라고 정했다. 그러나 ‘내일 만나’라고 말하고 외출한 동생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이날 오후 10시쯤 광주 광산구 수완동 한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 중앙선을 침범한 맞은편 차와 정면 추돌해 병원에서 숨졌다.

가해 운전자는 20대 회사원 B씨로,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였다. 그는 오후 10시5분쯤 택시를 먼저 들이받은 뒤 1㎞가량 도주하다 A씨 동생의 차량과 2차 사고를 낸 거였다. 경찰은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B씨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도 음주운전 사고는 줄지 않고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5년이라는 낮은 형량과 다양한 감형 사유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음주운전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A씨는 청원에서 “음주운전이 한 사람이 아닌 한 가정을 죽였다”면서 “음주운전이 줄지 않는 이유는 윤창호법이 생겼지만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자가 무기징역까지 확정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음주운전으로 인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겪고, 말도 안 되는 판결로 분노해야 하느냐”며 “동생 같은 피해자가 없게 만들어 달라. 제 동생의 억울함을 엄벌로 위로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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