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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환경 외면한 환경부… 경유차 13대 중고로 팔아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 2019년 5월 31일 노후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업체에서 노후경유차에 저감장치를 부착하는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환경부가 노후경유차 13대를 중고로 매각해 현금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민에게 보조금까지 주면서 경유차 폐기를 유도했지만 정작 환경부는 미세먼지 감축 의무를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환경부 공용차량 중 노후경유차 처분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환경부가 중고로 매각한 경유차는 13대였다. 전체 처분 경유차(48대)의 27%가 넘는 수치로, 경유차를 중고로 팔면 매연이 그대로 배출될 수 있다.

환경부는 2017년에 경유차 9대를 중고로 매각하면서 한 대도 폐차하지 않았다. 2018년에도 1대를 중고로 팔았지만, 폐차 건수는 없었다. 2019년에는 매각과 폐차가 각각 3건으로 같았다. 다만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처분 경유차 15대를 전량 폐기 처리했다.

환경부가 지난 4년간 ‘조달청 무상관리전환’ 방식으로 처분한 경유차는 17대(35%)로 파악됐다. 조달청은 각 기관에서 발생한 불용품을 무상관리로 전환해 민간 분야에서 재활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환경부가 경유차 17대를 직접 매각하지 않았을 뿐 민간 분야에서 재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2030년까지 경유차 퇴출’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구체적으로는 2021년까지 노후경유차를 조기 폐차하고 빠르게 친환경차를 보급해 나가겠다고 했다. 경유차 감축을 총괄하는 부처는 환경부다. 지난해 10월 공공부문에서 저공해차 의무구매비율(70%)을 달성하지 못한 46개 행정·공공기관에 과태료를 부과했고, 두 달 뒤에는 5등급 배출가스 차량 운행을 단속해 2만7091대를 적발했다. 과태료는 1대당 하루 10만원이다. 노후경유차를 조기 폐차하는 국민에게는 추가 보조금 60만원도 주고 있다.

환경부 장관 후보자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19년 국정감사에서 환경부의 ‘경유차 매각’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한 의원은 환경부·산하기관이 5년간 민간에 매각한 경유차는 391대(88%)지만 폐기는 8대(1.8%)에 불과하다고 질책했다.

환경부마저 경유차를 중고로 매각한 것은 처리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준 연한(EURO5 이전)을 넘긴 관용 경유차는 폐차를 유도한다는 방침이 유일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환경부가 경유차 13대를 중고로 되팔았다는 사실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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