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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출금, 조사단 내부서도 “절차 따라야” 반대 의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10월 28일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이규원 검사가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필요성을 제기했을 때 함께 조사단에서 일하던 다른 검사가 절차 준수를 이유로 반대 의견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사가 아닌 외부 단원들도 김 전 차관 출금 조치의 문제성을 인식했고 조사8팀은 출금 검토 의견을 철회했다. 하지만 며칠 뒤 김 전 차관이 실제 공항으로 향하면서 임시 사건번호 부여를 동반한 긴급 출금 조치가 이뤄졌고, 조사단 안팎에서는 “후일 문제가 되겠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

18일 조사단 활동 경험이 있는 복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 검사와 함께 조사8팀에서 김 전 차관 과거사를 진상조사하던 A검사는 김 전 차관 출금에 절차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을 ‘단톡방’에 제시했다. 김 전 차관이 입건된 피의자가 아니며 수사의뢰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서 당시로서는 출입국관리법이 정한 출금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유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검이 “김 전 차관 출금에 대한 조사8팀의 의견을 서면으로 정리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의견이었다. 앞서 2019년 3월 18일 이 검사는 대검 기획조정부에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교수 등으로 구성된 외부 단원들은 A검사의 설명을 접하고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대검이 요청했던 조사8팀의 공식 입장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검사는 2019년 3월 20일 검찰 내부망을 통해 ‘출금 검토 의견을 철회한다’는 메시지를 대검 기조부 연구관에게 보냈다. “저희 팀은 다시 협의했고, 15시경 적법절차 준수 등 감안, 의견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는 내용이었다.

절차를 감안해 일단락됐던 김 전 차관 출금은 이틀 뒤 김 전 차관이 실제 출국을 시도하면서 긴급하게 이뤄졌다.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금을 요청하는 공문을 인천공항 측에 보낸 시각은 2019년 3월 23일 오전 0시8분이었다. 0시20분 이륙하는 태국 방콕행 비행기에 오르려 했던 김 전 차관은 탑승 직전 게이트에서 제지됐다. 출입국심사는 통과한 상태였다.

당시 여론의 초점은 김 전 차관의 ‘야반도주’에 맞춰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사단 안팎에서는 “후일 문제가 되겠다”는 말이 오갔다고 한다. 이 검사가 인천공항 측에 보낸 요청서에는 과거 김 전 차관의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된 사건번호가 근거로 적혔다. 이튿날 법무부에 “긴급 출금을 사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 공문에는 존재하지 않는 내사 사건번호가 기재됐다. 이 검사는 서울동부지검에 “법무부와 대검의 승인을 얻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임시 번호를 넣었다”는 설명에는 다수가 의아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사단 일을 아는 한 관계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긴급 출금은 위법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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