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주 ‘존버’ 조심해야… “주가 회복하려면 최소 4년” WSJ

팬데믹발 경제난·친환경 투자 증가로 이중고

매킨지가 예측한 원유 및 가스 소비량. WSJ캡처

친환경 에너지의 약진과 팬데믹발 악재가 겹치며 향후 정유회사들의 중장기적인 부진이 예고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주요 정유사들이 최소 2025년까지는 코로나19 이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매킨지의 보고서를 인용해 최소 2025년까지는 주요 정유사들이 코로나19 이전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킨지가 주목한 정유사 주가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중장기적인 투자 감소다. 정유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친환경 기조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원유 채굴량을 줄이는 등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댈러스 지부의 지난해 4분기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정유사 셋 중 하나는 전년 대비 투자액을 거의 늘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절반가량은 현행 규모를 유지하거나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미국 정유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정유사 엑슨모빌과 쉐브론은 정유 사업 투자금액을 지난해 2600억달러(약 288조원)에서 2025년까지 1770억달러(약 196조원)로 34%가량 줄이기로 했다.

투자회사들의 투자 대상도 정유업계에서 친환경 에너지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WSJ는 이같은 ‘친환경 붐’이 장기적으로 에너지 업계에서 정유사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양열과 풍력발전 등 근 몇 년간 에너지 생산 비용이 극적으로 낮아진 업계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WSJ캡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10년간 에너지업계 투자액의 60%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분야로 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IEA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2030년까지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는 연평균 9350억달러(약 1035조원) 성장하는 데 비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1조4000억달러(약 1550조원)씩 상승한다.

IEA는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며 전체 에너지 생산량에서 친환경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우상향하는 반면 화석연료의 비중은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IEA가 내놓은 2030년 전망치는 화석연료가 77.5%, 친환경 에너지가 12.6%다.

WSJ캡처

팬데믹이 불러온 경제난도 악재로 작용했다. WSJ는 향후 5년간 원유 수요가 11년 전 업계 투자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록다운에 직격탄을 맞은 정유업계는 투자액을 2005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다만 일각에서는 친환경 에너지가 화석연료와 유의미한 격차를 벌리기까지는 아직 수많은 관문이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WSJ는 “친환경 에너지 업계가 약진할 것이라는 전망만을 토대로 실제 소비자들이 원유 소비를 줄일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도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향후 80년간은 글로벌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한 대체에너지가 대중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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