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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특단의 대책” 강조한 문 대통령, 정작 엉뚱한 대답도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투기방지, 부동산 안정 실패” 인정
‘획기적’ ‘예상 뛰어넘는’ 공급 강조
역세권·저층 주거지 개발 등 예상
정책 실패 ’세대분화’ 탓
대출규제에 ‘동문서답’ 등 시장 인식 문제도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예전과 달리 여러 차례 주택 공급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부동산 투기 방지에 역점을 뒀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투기억제 위주의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이 공급 대책과 관련해 동원한 단어들도 어감이 셌다. ‘기존의 절차라든지 이런 것을 뛰어넘는 보다 획기적이고 과감한, 창의적 대책’,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부동산 공급을 통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국민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라는 식이다. 그만큼 현 정부가 공급을 등한시한다는 시장의 불신을 없애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는 평이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문 대통령이 주문한 특단의 공급 대책은 서울 도심 내 역세권·저층 주거지 고밀 개발과 준공업지역 개발, 공공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한 주택 공급으로 이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설 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내용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8·4 대책을 통해 태릉골프장 등 신규택지 개발과 공공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해 총 ‘13만2000가구+α’의 주택을 서울 권역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도시규제 완화나 기부채납 부담 완화 등을 통해 공급 효과를 최대화하는 내용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날 문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열린 부동산정책 관련 관계기관 합동 설명회에서 200세대 미만 소규모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한 ‘공공 소규모 재건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공급 대책 대부분은 단기적인 시장 안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급 대책대로 추진하더라도 실제 주택 공급이 이뤄지기까지는 최소 3년 이상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효과는 문 대통령 임기 이후에야 가능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공급 확대로 몇 년 뒤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신호만 줘도 시장에서의 매수 행렬을 진정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물량’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실효성보다는 ‘물량 부풀리기’에만 급급한 공급 대책을 내놓는 일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부동산정책 실패 논란과 관련해 “지난해 무려 61만 세대가 늘어 주택 수요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함으로 인해 공급이 부족해져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대분화가 급증한 지난해 이전인 2019년 12월 서울 주택 가격(KB국민은행 기준)도 문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17.02%나 급등했다. 정책 실패 책임을 세대분화, 저금리 등 탓으로만 돌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규제지역 내 대출규제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 걸림돌이 된다는 취지의 질문에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답변하기가 조금 어렵다”고 회피했다. 그런 뒤 “주택 매입이 어려운 만큼 공급이 부족하니 빠른 시일 내에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설 전에 발표하겠다”며 ‘동문서답식’ 답을 했다. 부동산 대란에 대한 이날 대통령의 답변이 서민들의 답답한 심경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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