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하필이면…실적 저조한 ‘농어촌 상생기금’ 선례로 든 문 대통령

‘이익공유제’ 질문에 좋은 선례 꼽은 ‘농어촌 상생기금’ 보니
4년간 모금 목표 30% 수준…그나마 민간 기업 거의 없어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이익공유제의 좋은 선례로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꼽았다. 그런데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2017년 출범했지만 4년이 흐른 지금 당초 목표액의 30% 가량을 조성하는 데 그치는 등 실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익공유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다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기금을 본보기로 든 셈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실적 보니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국회가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하면서 탄생했다. FTA 발효로 피해를 보는 농·어업인들을 돕겠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FTA로 이득을 보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출연한 기금을 통해 농어촌 자녀 장학사업과 복지 등에 쓰겠다는 목표를 갖고 2017년 3월 출범했다. 2026년까지 매년 1000억원씩 총 1조원을 마련한다는 구체적인 목표치까지 제시했다. 코로나19로 이득을 본 IT업체들이 피해를 본 자영업자 등 약자들을 자발적으로 돕는다는 지금의 이익공유제와 취지는 흡사하다.


하지만 상생이라는 대외명분과 달리 실적은 형편없었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1242억8385만원이 모였다. 4년간 목표치(4000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출연한 곳을 보면 실효성에 의문이 더 커진다. 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출연한 금액이 874억8848만원으로 전체의 70.4%를 차지한다. 민간 기업은 4년간 366억3085만원(29.5%)을 출연했는데 여기에 농협과 수협도 포함됐다. 사실상 FTA의 수혜를 입은 수출 민간기업의 기여는 거의 없던 셈이다.

‘자발적’ 단서, 반강제로 흘러갈까 우려도
문 대통령은 “자발적 운동으로 전개하고 국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수년간 운영한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조차 ‘강력한 인센티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결국 반강제로 ‘돈 내놓으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자발성’을 가장한 박근혜정부의 뇌물 요구에 편승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