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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조율 없는 기자회견’ 탁현민 비서관 SNS 자화자찬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온·오프 혼합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안 질문을 하기 위해 번호판을 든 기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서영희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9일 “사전에 예정된 질문을 주고받던 기자회견과 문재인정부의 기자회견 횟수를 단순 비교해봐야 부끄러움은 이전 정부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할 때 소통을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탁 비서관은 지난달 무려 12개의 페이스북 글을 올리며 대통령 행사를 소개하고, 야당과 일부 언론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다만 대통령 최측근에서 행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겨야 하는 의전비서관이 SNS를 통해 자기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 참모가 묵묵히 대통령을 수행하기보다 너무 가볍게 처신한다는 지적이다.

탁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제는 당연해진 ‘조율 없는 기자회견’도 이전 정부들에서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사전에 기자단과의 협의 없이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탁 비서관은 “단순 비교를 굳이 한다 해도 이명박 대통령 18회(국내 5, 외교 8, 방송 5), 박근혜 대통령 16회(국내 3, 외교 13) 그리고 임기 1년 이상을 남겨놓은 문 대통령은 현재 19회(국내 9, 외교 7, 방송 3)”라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단순히 박제화된 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다한 것이 아니었다”며 “현장을 방문하기 전후로 연관된 사람들과의 간담회와 환담은 물론이거니와 식사, 차담을 통해 의견을 듣고 때로는 조율하기도 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장방문 자체가 제한적이고 제한된 상황에서 다른 부대일정을 추진하기 어려워졌지만 적어도 지난해 봄 이전까지 현장방문은 다른 어떤 일정보다 국민을 대면하고, 국민의 관계 속에 대통령이 함께 들어가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탁 비서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께서 대통령의 말씀과 대통령의 생각을 더 궁금해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래서 대통령께서 오늘 말씀하셨던 것처럼 어떤 형식과 내용이든지 더 많고, 더 생생한 대화와 토론의 자리가 앞으로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과 언론, 대통령과 국민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탁 비서관이 글을 남긴 것은 그가 기획한 2021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문 대통령에게 ‘소통이 부족하다’고 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불통’ 관련 질문에 “반드시 기자회견만이 국민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통의 한 방법”이라며 “어느 대통령보다 현장 방문을 많이 했고 비록 작은 그룹의 국민이긴 하지만 서로 양방향의 대화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통합도 소통도 찾기 힘든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었다”며 “역대 최악의 기자회견 기록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150회, 이명박 20회, 문재인 6회”라고 했다. 그는 “전임 박근혜 대통령과 비슷한 기자회견 횟수였지만 박 전 대통령이 언론인 초청 간담회를 여러 차례 했던 것을 감안하면 그 수치보다 못하다”고 지적했다.


탁 비서관은 지난해 5월 의전비서관에 임명된 이후 꾸준히 SNS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주로 행사를 준비하며 느꼈던 소회와 출연진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내용이 많다. 또 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대통령이 얼마나 고생하고 열심히 일하는지도 언급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 참모로서 탁 비서관의 SNS가 과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방탄소년단을 초청한 청년의날 행사 이후 페이스북에 “행사를 잘해도 욕먹고 못하면 더 욕먹었던 기억이 있다”고 남겼다. 지난달 22일엔 언론을 향해 “십년 후, 이십년 후, 자신에게 얼마나 큰 후회와 절망이 될지 나를 통해 보라고 가만히 일러주고 싶다”고도 했다.

청와대 참모 대부분은 SNS를 자제하고 있다. 자칫 개인 의견이 청와대 전체를 대표하는 모양새로 비칠까 조심하기 때문이다. 유독 돋보이는 탁 비서관의 SNS 활동을 보며 일각에선 그가 ‘화이트리스트’ 국면에서 반일 메시지를 쏟아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역할을 맡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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