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 백신 사재기에 WHO “도덕적 실패”… 그 틈에 中은 ‘백신 외교’

40여개 부유국 수천만명 접종할 때 최빈국은 25회분밖에 확보 못해
백신 공유 프로젝트 코벡스 “백신 조기 확보 나선 국가들과 경쟁 중”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이사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일부 국가들의 백신 사재기를 두고 “재앙과 같은 도덕적 실패”라고 비난했다. 부유한 국가들과 대형 제약사의 계약에 국제 코로나19 백신 공유 프로젝트인 ‘코벡스 퍼실리티’도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이사회에서 “최빈국 중 한 곳은 코로나19 백신을 25회분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세계는 재앙과 같은 도덕적 실패 직전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디언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인 기니의 경우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25회분밖에 확보한 게 없다”면서 “이와 대조적으로 부유한 49개국은 지금까지 3900만회분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제약사와 부유국 간 거래는 지난해 44건, 올해 들어서는 최소 12건 체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 실패의 대가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생명과 생계가 될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제조사가 부유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우선시한다는 점이 상황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유한 나라의 젊고 건강한 성인이 보건 종사자나 가난한 나라의 노인보다 먼저 접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외신들은 코벡스가 다음달 첫 번째 물량을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업체와 더 수익성이 높은 계약을 체결하는 부유국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저개발 국가들을 대상으로 ‘백신 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펑둬자 중국백신산업협회장은 19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은 이미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다”면서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어 어떠한 백신도 대량으로 출시되면 세계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징전 중국 시노팜 회장은 “중국 전역에서 1000만명이 백신을 접종했으며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된 바 없다”면서 “조만간 미성년자 대상으로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백신의 예방효과가 국가마다 다르게 나타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러나 현재 터키, 브라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 중국 백신을 구입해 접종을 시작한 상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 백신(시노백)보다 예방효과가 좋은 서구 제약사 백신들은 부국들이 사들여 많은 개발도상국이 ‘유일한 선택지’인 시노백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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